인간 게놈계획은 건강문제와 관련이 깊다.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질병중 상당수가 게놈의 규명으로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과 달리 게놈계획이 가져올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유전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유전자와 인간의 특성을 연관짓기 시작했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같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며,유전병환자들은 틀림없이 예상 가능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또 자식들의 모습이나 성격은 부모를 닮는다.

이런 일들을 보면 사람의 형질이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일부 유명한 과학자들은 우리의 운명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우리 운명이 사주팔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면 교육받은 사람들은 웃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고 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유명한 과학자들 몇 명의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 사람의 성격에 직접 관련된다고 밝혀진 유전자는 없다.

우리가 가장 일찍 직면하게 될 문제는 이익을 목적으로 연구하는 기업연구소들에서 시작될 것이다.

사람의 병과 관계되는 유전자가 밝혀질 때마다 유전자에 대한 특허권을 사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경쟁했다.

유전병에 대한 유전자가 밝혀지면 이 유전자에 대한 검사 도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회사들은 이런 검사 도구를 만들어 팔기를 바란다.

도구를 만들어 낸 회사에서는 당연히 조기진단과 예방이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검사를 받으라고 선전한다.

그런데 유전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판정되면 어찌될까.

결혼하려던 사람과 쓸데없이 헤어지고,부부가 아이를 낳지않고,지나치게 걱정하면서 삶에 대한 의욕이 저하될 수 있을 것이다.

게놈 연구결과를 현대인의 바벨탑이 아니라 미래 경제의 원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미 스탠퍼드대 게놈센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