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전망에 대한 업계와 증권 애널리스트간 시각차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 메이커들은 여전히 반도체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가격 하락은 주력 제품이 바뀌면서 빚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견해에 고개를 가로젖는다.

반도체값 폭락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하락추세가 쉽게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도 칩메이커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간 분석이 엇갈리긴 마찬가지.

영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14일자)는 반도체 시장을 두고 양측간 견해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이다.

인텔의 크레이그 베렛 사장,AMD 제리 샌더 사장 등 세계 반도체 메이저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월가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불만이 적지 않다.

뚜렷한 근거없이 비관적인 산업전망을 내놓아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줄곧 반도체 업계의 지나친 생산능력확충과 기대를 훨씬 밑도는 판매증가율 둔화로 반도체 산업이 내리막길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휴대폰 및 PC시장 성장률은 당초 예상을 밑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칩메이커들은 시장을 낙관하고 경쟁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섰다.

올해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총 투자는 약 6백억달러(전체 매출의 28%)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 3백㎜ 웨이퍼 라인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생산량은 더욱 늘게 된다.

특히 최근들어 신규 라인을 풀가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돼 공급량 증가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 반도체 산업협회와 미국 반도체시장조사전문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2003년까지는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년 주기의 반도체 사이클에서 2년째 상승기를 맞고 있는 만큼 성장세가 계속될 것(도 앤드리·세계반도체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이란 전망이다.

올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보다 37% 가량 성장한 2천50억달러 정도이고 내년에는 22% 증가한 2천5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칩메이커는 수요측면에서의 변화도 반도체 시장에 탄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무선 통신 데이터네트워크 디지털 가전 등으로 수요기반이 확산될 것이라고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