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잘 정비된 통신 인프라 및 저렴한 전화요금에 힘입어 정보통신(IT)분야에서 일본을 능가하는 대국으로 부상했다고 일본의 경제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일본시장을 석권한 세계 최대의 포털사이트 야후(Yahoo)조차도 한국에선 고전을 면치 못할 정도로 한국 IT기업들이 건실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며 "향후 아시아의 IT산업은 한국 기업들이 이끌어나갈 형세"라고 평가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인터넷 접속건수를 집계하는 미국의 알렉사 리서치사를 인용,지난 9월중 아시아 지역 접속 통계 순위에서 한국의 포털사이트 "다음"이 약 26억6천만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야후 코리아가 18억8천5백만건으로 2위에 오르는 등 한국 기업들이 아시아를 휩쓸었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일본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야후 저팬은 4위에 그쳤다"며 "일본의 독보적 존재인 야후 저팬마저도 "다음"에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특히 "다음"이 "메신저"라고 불리는 간이형 메일 서비스로 한국 시장을 석권한 여세를 몰아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인터넷 상시접속이 일반화되는 시기가 내년 중 도래할 것으로 예상,이 시기에 맞춰 메신저를 보급시키기 위해 일본 지사를 설립했다는 분석이다.

"다음" 이외에도 한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유행하는 "PC방"의 일본내 전파에 나서는 등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 한국의 IT 비즈니스를 확장시키는 경쟁에 나섰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PC방은 인터넷에 접속된 PC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국에 1만2천개 이상이 존재한다"고 소개하고 "전화요금이 싸기 때문에 PC방 이용요금은 시간당 1백엔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분석가들을 인용,"PC방이 어린이들의 PC기술 향상에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PC방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한국 문화로 수출하고 싶다"는 대형 PC방 운영회사인 한소프트 관계자의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 주간지는 "이밖에도 화면보호기를 제작하는 애드게이터와 쌍방향 TV기술을 개발하는 젠타닷컴 처럼 일본 내에 지사를 설립하려는 한국 기업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본은 IT혁명에서 한국에 선두 자리를 뺏긴듯 하다"고 경고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일본이 IT혁명에서 뒤쳐진 원인은 전화요금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IT 혁명이 세계를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음에도 국내 통신업계 보호라는 "우물안 개구리" 행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과의 IT혁명에서 실기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