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e비즈" 사업을 총괄해온 e삼성이 기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사업 구조개편에 나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e삼성은 삼성 그룹의 모든 인터넷 사업을 총괄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사업범위를 기존 관계사들의 사업과 중복되
지는 않는 선으로 줄이기로 했다.

특히 해외투자 양대 조직인 e삼성인터내셔널(지주회사)과 오픈타이드(웹에이전시등 실행회사)간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e삼성의 조직구성이 종합적인 전략 아래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사업 영역을 놓고 기존 삼성 관계사들과 마찰을 빚어온데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e삼성의 실질적 오너인 이건희 삼성회장의 맏아들 이재용씨가 진두지휘하고 있어 향후 e삼성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e비즈'' 독점권 포기=e삼성은 삼성그룹 인터넷사업을 독점,총괄하는 시스템을 바꿔 삼성 관계사들과 공동사업을 모색할 방침이다.

e삼성 관계자는 "e삼성이 현재 역량으로 그룹의 모든 인터넷사업을 주도할 수는 없다"며 "오프라인 삼성조직과 공동사업이나 역할분담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가령 삼성물산내 투자조직인 골든게이트의 경우 그동안 국내 투자업무만 담당하고 해외부문은 e삼성이 전담해왔지만 앞으로는 두 조직이 공동으로 국내 벤처의 해외진출을 맡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때 e삼성과 사업영역이 겹쳐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삼성SDS 유니텔 등도 e삼성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e삼성인터내셔널은 인큐베이팅형 지주회사로 사업을 전담하게 되고 오픈타이드는 웹에이전시에서 해외진출 국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마케팅 전문회사로 변신하게 된다.

e삼성인터내셔널이 해외진출 기업들을 끌어모으면 오픈타이드가 이들 기업의 현지화를 뒷받침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이는 오픈타이드의 웹에이전시(e비즈 개발 및 종합지원) 사업이 부진한데다 e삼성인터내셔널과 체계적인 역할분담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재용씨의 행보=e삼성의 이같은 변화는 이재용씨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씨는 최근 e삼성의 조직 및 사업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계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e삼성 출범 이후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사장,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회장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CEO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씨가 e삼성의 국제적 지명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들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투자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철수·김태완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