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천국" 일본에서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연중무휴로 네티즌들에게 복권을 파는 금융회사가 생겼다.

주인공은 일본 굴지의 초대형 은행인 "다이이치간교".

복권에 관한 한 발행량과 판매망 등에서 일본 최고를 달리는 이 은행은 기존의 PC뱅킹 서비스와 연계, 고객들이 안방에서 복권에 관한 모든 민원을 처리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이이치간교의 PC뱅킹에 접속한 고객은 별도 판매소나 은행점포에 가지 않고도 구입에서 대금결제, 당첨 확인 등의 업무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개시는 12월1일부터다.

다이이치간교는 복권 고객의 저변 확대와 PC뱅킹 보급을 위해 이같은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또 다이이치간교와 함께 공동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지은행과 니혼고교은행 등도 시스템 준비가 끝나면 복권판매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어 복권은 인터넷상의 인기상품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다이이치간교가 취급할 복권은 지방자치단체 등이 재정수입확보를 위해 발행하는 것이 1차대상이다.

구입고객이 번호를 지정하는 복권이나 그 자리에서 당첨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즉석식은 판매하지 않는다.

다이이치간교에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해 놓고 PC뱅킹 자동결제나 이체계약을 체결한 고객이면 누구나 24시간 복권을 살 수 있다.

토, 일요일은 물론 국경일 등 모든 공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의 무선 인터넷서비스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구입을 신청하면 이 은행은 해당 고객의 예금계좌에서 대금을 인출해 간다.

그러나 복권전달에 걸리는 시간과 불편을 덜기 위해 복권 현물은 은행이 보관하고 번호만 고객에게 우편으로 알려준다.

당첨 여부는 은행측이 확인해 주며 당첨됐을 경우는 당첨금을 자동적으로 해당 고객의 계좌에 넣어준다.

따라서 이 방식을 이용하는 고객은 수고를 더는 것과 함께 구입 및 당첨시에도 익명을 완벽히 보장받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대중화로 PC뱅킹 고객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을 주목, 시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이같은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복권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개별적으로 과거 구입실적 및 당첨상황 등을 일람표로 만들어 전자메일로 보내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판매를 계기로 일반 복권과는 별도로 전자복권 도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상품권과 공연 티켓 등을 비공식 경로를 통해 사고 파는 행위가 일반화된 일본에서는 소규모 자영 점포 외에도 티켓 전문취급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증가해 왔다.

하지만 발행과 유통에 엄격하게 법률을 적용하는 복권에서 인터텟 판매가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은행이 판매 주체라는 점에서 고객들의 반응과 파급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금액과 추첨 방식, 발행 주체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당첨금이 최고 3억엔에 달하는 "점보쿠지"(복권)가 나오는 날이면 판매소 앞마다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