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및 대신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2부는 29일 유일반도체 장성환 사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과 관련해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 등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로비를 한 단서를 포착하고 금감원 임직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유일반도체가 작년 6월 BW를 저가발행한 것이 문제가 돼 작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금감원의 감사를 받게 되자 사장인 장씨가 올 2월 문제의 BW 10억원(발행가 3억5천만원)어치를 정씨에게 넘기면서 로비를 부탁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로비사실을 극구 부인하던 장 사장이 사실을 시인해 당시 유일반도체를 감사했던 금감원 조사총괄국 직원 2명을 이날 소환, 감사 경위 등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장 사장의 부탁에 따라 BW를 팔아 10억원을 마련,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에게 넘겼으며 이 부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검찰은 BW 저가발행으로 회사에 75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한 장성환 사장을 30일 새벽 업무상 배임혐의로 구속했다.

이에앞서 정현준 사장 등과 함께 금감원으로부터 불법대출혐의로 고발당한 인천대신금고 이수원(44) 사장은 이날 오후 검찰에 자수, 밤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작년 12월 금감원이 대신금고의 불법대출을 적발하고도 경징계를 취한 배경 등을 조사하기 위해 관계자를 소환, 조사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