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레이크사이드 동 아웃코스에서 만났던 아저씨 네분.

정말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첫 홀.

한 아저씨가 자칭 ''싱글''이라고 하더군요.

속으로 ''음. 오늘 고생은 안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그 싱글 아저씨가 다른 세 분에게 핸디캡 명목으로 몇 만원씩을 나눠 주더군요.

내기 시작은 긴장 시작이지요.

한 타에 만원.

홀마다 배판.

전반 나인을 돌고나니 자칭 싱글 아저씨는 52타.

나머지 아저씨들은 40대.

싱글아저씨는 무지하게 잃더군요.

그때부터 싱글아저씨는 저한테 시비를 걸기 시작하더군요.

한마디 한마디가 캐디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만드는 말들이었습니다.

후반 나인 두번째홀.

한 아저씨가 묻더군요.

"언니, 오른쪽이 약간 높지?"

"네. 오르막이니까 많이 보지 마세요"라고 했더니 말로만 싱글 아저씨가 "네가 뭘 알아? 라이도 못보는 주제에…. 조용히 하고 가만 있어"라고 하더군요.

제 능력을 무시하는 발언을 들었는데 참을 수 없었죠.

이래뵈도 말싸움에서 져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도 논리적으로 따졌습니다.

동코스 16번 내리막 파3홀.

그 아저씨 더블보기를 했지요.

전 스코어카드에 2자를 엄청 크게 그렸습니다.

속으로 ''흥! 열받지'' 하면서요.

그런데 그 아저씨 "야, 나 보기했어. 보기로 적어!"라고 하더군요.

"어째서 보기예요. 티샷했는데…벙커에 빠진 거 올리고…첫 퍼팅이 짧아서 다시 했는데 약간 비켜가서 ''2온3퍼팅''하셨잖아요?"

"너 입다물고 가만 있어 확 때려 버릴테니깐"

진짜 기가 막히더군요.

저런 사람이 싱글이라니.

17번홀에서도 더블보기를 했는데 또 보기라고 우겨서 "손님 드라이버 토핑나서…2백야드 남은 거…세컨드샷 다시 토핑나서 1백15야드 남았죠. 그래서 피칭샷한게 그린 오른쪽에 떨어져서 제가 샌드웨지 드렸잖아요. 그리고 투퍼팅…더블보기 아닌가요"

그 아저씨 붉은색 얼굴빛이 하얀색으로 변하는 걸 보니 저의 승리입니다.

캐디라는 직업은 서비스업종이지만 동시에 전문직입니다.

훌륭한 골퍼 뒤엔 언제나 훌륭한 캐디가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의 뒤에도 유명한 캐디가 있듯 말입니다.

캐디를 무슨 몸종으로 생각하시는 분들 혼 좀 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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