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럽 인상파 화가들의 대표작이 걸린 덕수궁미술관.

1층 제1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경향을 띤 화가들이 빚어놓은 감동의 명작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농부들의 가난한 현실을 종교적 차원으로 승화시킨 밀레의 ''이삭줍기''를 비롯 두 소녀의 밝고 건강한 피부와 반짝이는 옷차림을 표현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 등 주옥같은 진품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또 좌파적 사실주의의 대가인 쿠르베의 ''샘'',인상파의 정신적 지주였던 마네의 ''로슈포르의 탈출'',무대뒤 위쪽에서 구도를 잡은 드가의 ''발레연습'' 등 함께 걸린 작품 모두가 찬사를 자아내게 하는 걸작들이다.

후기인상파 작품 위주로 꾸민 2전시장에도 감동의 물결이 이어진다.

고갱의 ''부르타뉴 여인들'' 피사로의 ''빨래 너는 여인'' 세잔의 ''바구니가 있는 정물'' 시슬레의 ''루브시엔느 설경'' 등 어느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귀중한 명작들로 가득 차있다.

고흐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그린 ''생-레미의 생-폴 병원''은 당시 그의 정신상태를 가늠케 하는 대표작.

나무와 집,하늘,땅,인간마저 하나의 움직임속으로 끌어들이는 역동적 분위기는 고흐의 이성이 마비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밖에 안개가 피어난 새벽녘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는 풍경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모네의 ''생-라자르 기차역''도 관심을 끄는 명작이다.

26일 개막된 이번 전시는 내년 2월27일까지 계속된다.

출품작은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회화 35점,데생 13점,사진 21점 등 모두 70여점.

관람료는 일반 1만원,청소년(12∼17세) 8천원,어린이 6천원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덕수궁미술관 2층 전시장에 마련된 고야(1746~1828) 작품전도 보기드문 전시회.

스페인이 자랑하는 낭만주의의 거장 고야의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관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스페인 국립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판화작품 1백60점이 나온다.

그의 작품에는 왕실과 귀족,권력자에 대한 조소와 저항의식이 내포돼 있다.

말년에 장기간 투병생활로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고야는 신체적 장애와 스페인 독립전쟁에서 겪은 참상을 자신의 작품세계에 그대로 투영시킨다.

관람료는 무료.

27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02)779-5310

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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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19세기말 프랑스에서 일어난 회화운동으로 지적이라기보다는 감각적인 쪽에 가까운 사조다.

자연에 대한 경험을 주로 표현해 형태의 묘사보다는 빛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인상주의 그림이 대체로 풍경화인 것도 자연의 색채와 빛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의 전통교육과 낭만주의의 기본이념에 반대한 모네,르누아르,시슬리,바질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