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문화경제"시대다.

세계 11위의 무역대국답게 문화예술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딱딱한 제품에 부드러운 문화의 옷을 입히자.문화(Culture)와 경제(Economy)가 조화를 이루면 문화경제(Culturenomics)라는 황금의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요즘 경제학자들은 4백여년전의 셰익스피어로부터 현대 경영이론을 배운다.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MBA(경영학석사)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문화경제학"이 정립돼 문화산업의 모든 분야에 학문적 이론과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경제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

우리의 경우는 아직 이렇다 할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1996년 한국문화경제학회가 생겼고 대학마다 문화경제학에 관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열기도 뜨겁다.

올해초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문화산업비전21"에 따르면 정부는 20조7천4백64억원인 문화산업 규모를 5년내 35조8천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말 기준 8억8천2백20만달러에 불과한 문화산업분야 수출액도 5년내 17억6천2백71만달러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게임 영상 음반 분야를 집중 육성,2003년께에는 국산영화의 시장점유율을 50% 이상,게임산업은 명실상부한 세계 3대 국가 수준으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3년까지 정부자금 1조6천2백76억원,민간자금 1조3천억원 등 총 2조9천여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바람직한 "문화경제"에는 자본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개발과 문화산업 인프라 구축,취약한 분야의 특화.지원 등 많은 과제가 뒤따른다.

독립 프로덕션을 육성하고 독창적인 실험작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21세기 문화는 미디어 융합,장르 해체 등 존재방식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지 프로세싱,하이퍼 텍스트,컴퓨터 그래픽스,컴퓨터 음향,가상 현실 등의 첨단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는 문화예술의 생산방식과 함께 수용방식도 바꿔놓을 것이다.

무엇보다 문화 전문경영인을 육성하는 것이 급하다.

문화산업을 문화적인 논리로만 다룬다든가 경영 마인드 없이 덤비면 수익성과 시장성 개발에 소홀하게 되므로 문화 매니지먼트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미디어 및 문화경영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인재육성과 함께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도 급선무다.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33개의 극장으로 세계공연예술의 메카가 됐으며 해마다 1천만명의 관람객으로부터 3조7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본은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천문학적인 돈을 대고 있다.

경제대국에서 문화대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 위해 가장 큰 스폰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프랑스 르부르박물관 보수 공사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을 발굴할 때에도 일본 기업들은 앞다퉈 기금을 냈다.

정신문화의 지렛대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미리 인식했기 때문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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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학"이란?

경제학은 유한한 자원과 무한한 인간욕망 사이의 최적(optimal)조합을 찾아내는 학문이다.

인간의 욕망에는 계량화하기 힘든 무형의 가치가 많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는 "결혼의 경제학"이란 테마로 유명해졌다.

문화경제학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보다 감동을 선사하는 공연을 보러가는 사람의 의사결정을 효용극대화란 측면에서 들여다본다.

미시적으로 이를 계량화하기 위한 접근도 시도한다.

거시적으로는 문화예술산업의 시장구조와 경제적 역할,그 나라의 경제발전까지 연관시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