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추진중인 북한 개성공단 경제특구 건설공사가 내년초에 착수된다.

현대의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의 김윤규사장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은 내년초 착공과 동시에 분양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2002년초까지 우선 1백만-1백50만평 규모의 시범공단을 조성,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규 사장은 이어 "시범공단에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국내기업은 현재 4백여개사에 이른다"며 "이들 입주업체는 2002년 하반기부터 일부 제품을 생산,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는 이를 위해 이달중 현대건설과 현대아산 실무자들로 구성된 부지측량팀을 파견해 지질및 토질조사를 거쳐 기본설계 등을 마칠 예정이다.

현대는 국제적인 컨설팅업체의 사업타당성 평가를 거쳐 늦어도 연말까지는 사업계획을 확정, 국내및 해외에서 투자설명회 등을 열어 관심업체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움을 구성할 예정이다.

개성은 또 육로를 통한 일반인의 관광이 오는 12월께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여 남북간 경협과 함께 교류및 화해의 장으로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은 서울로부터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70km(평양과는 1백6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현대는 서울에서 판문점을 거쳐 개성으로 들어가 선죽교와 성균관 왕건릉 박연폭포 공단 등을 둘러보는 육로관광을 연내에 시범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 개성공단 건설계획 =개성직할시 관할인 개성시와 판문군 평화리(전 봉정리) 인근에 오는 2008년까지 3단계에 걸쳐 건설된다.

공단규모는 개성시에 조성되는 배후신도시 1천2백만평(기존도시 6백만평 포함)과 공단부지 5백60만평, 공단기반시설 2백40만평 등 모두 2천만평이다.

현대는 필요할 경우 2천만평을 추가해 최대 4천만평까지 확대할 수 있게 북한측과 합의한 상태다.

개성공단은 우선 1단계로 2002년초까지 1백만평 규모의 시범공단을 조성한뒤 2단계 3백만평, 3단계 4백만평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어떤 업체들이 입주하나 =현대는 우선 개성 시범공단에 섬유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과 식품 완구 전기 전자 등 일반경공업을 중심으로 2백여개 업체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2단계 이후는 정보통신과 반도체 등 컴퓨터산업 생명공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 금속 기계 자동차부품 등 지식집약적 첨단산업을 유치해 세계적인 수출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부산의 신발산업협동조합이 현대아산과 40만평 규모의 전용공단을 조성키로 합의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도 1백여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50만평 규모의 공단입주합의서를 체결했다.

현대측은 이들 외에도 개별적으로 입주의사를 밝히고 있는 업체들이 3백여개사, 부지규모로는 1백만평에 달하고 있어 개성공단의 전망이 밝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성공단 건설이 끝나는 2008년에는 1천2백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16만명의 고용창출과 2백억달러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현대는 내다보고 있다.

<> 개성공단의 의미 =남측과 세계적인 업체들의 자본및 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투자된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이뤄져 왔던 이제까지의 남북경협에 새로운 장을 여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년 대우가 남포공단을 조성,남북경협에 큰 진전을 이뤘지만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쏠리는 기대가 더욱 크다.

또 장기적으로는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잇는 동북아시아의 물류중심기지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관련업체들은 통일대교-개성간 남북연결도로와 함께 서울-평양간 철도가 내년 9월 개통되면 중국 횡단철도(TCR)및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돼 한반도가 중국과 유럽지역으로 연결되는 동북아 중심축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