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종합주가지수는 "GM(제너널모터스)의 대우차 일괄인수 협상 개시"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달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에 비하면 이번 GM의 인수협상은 호재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대해 강신우 템플턴투신 상무는 "선언적인 것 만으로 흥분하는 투자자는 이젠 없다"고 말했다.

수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어 "한다" "판다"등과 같은 선언성 재료에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정부와 GM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그 여부와 매각가격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결렬-재협상-헐값 매각''등의 우여곡절을 겪을 경우 증시는 또 한차례 소용돌이 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둔감한 시장반응=이날 주가는 삼성전자 한국통신 등 시가비중 상위종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장중내내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물도 가세했다.

다만 대우차 관련주만 강세였다.

대우차판매 (주)대우 대우중공업등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동양기전 평화산업등 자동차부품업체도 수혜주로 부각되며 크게 올랐다.

그러나 이런 주가 움직임에 대해 "투기적이고 일회성에 불과하다(D증권사 관계자)"는 관측이 많았다.

대우차 처리에 가장 민감한 은행주는 대부분 약세였다.

현대차는 대우차 인수부담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호재로 부각되면서 강세였다.

GM의 인수협상 개시가 호재로서 감명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주말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락과 외국인 매도세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증시내부적으로 지난달 22일(553.25)이후 2주동안 하루를 제외하곤 줄곧 상승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소되지 못한 불확실성=인수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학주 현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사실상 수의계약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매각협상에서 GM은 유리한 위치를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하나씩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괄인수가 아니라 부분인수,정상화비용을 감안한 인수비용,우발채무에 대한 정부책임등의 조건을 내걸 것이란 관측이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실규모가 추가로 밝혀질수 있고 금융권이 떠안아야할 손실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

◆관건은 시간과 가격=시장에선 이번 GM의 인수협상 개시를 ''신선한 뉴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포드가 인수포기를 선언할 당시 GM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며 현재 그 수순대로 가고 있는 만큼 이목을 모으는 뉴스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온 이사는 "문제는 인수가격과 시간"이라면서 "GM으로선 시간에 쫓길 이유가 없는 만큼 충분한 실사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매각가격도 낮아질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매각가격은 1차 입찰때 GM이 제시한 42억달러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채권금융기관의 부실도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현대증권의 김 연구위원은 "금융권의 추가부실은 이미 예상된 만큼 부실규모를 확정하고 비록 헐값이라도 매각을 조기에 성사시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증시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