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에로틱 미스테리.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자가 죽은 언니의 미스테리를 추적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다가가게 되는,성과 무의식에 관한 정신의 로드무비이자 인간의 이중성과 변신에 관한 이야기"라는 영화는 "배니싱 트윈"(쌍둥이중 한명이 임신초기 모체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는 생소한 의학현상과 살아남은 쪽에 동반하는 원초적 공포를 모티브로 충분한 호기심을 부를 만 했다.
작품은 하지만 관객을 팽팽하게 긴장시킬 장르적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과거와 현재,일상과 진실의 공간이 교차되는 가운데 수수께끼를 풀 여러가지 실마리들은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한채 낱낱이 돈다.
과거에서 현재에 걸쳐 집요하게 등장하는 고양이나 끝까지 출연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경찰,뭔가 중요할 듯 싶었던 여자의 문신등은 아무 연결고리가 되지 않아 허탈하다.
잊기도 전에 거듭되는 기이한 음악 "띠요오옹~"은 보는이를 미스테리의 심연으로 몰아넣는 대신 몰입을 가로막는다.
배우들의 연기도 아쉽다.
3년6개월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지수원과 그를 진실로 인도하는 아트러버역의 구필우는 과감한 노출연기를 마다하지 않는 성의를 보였지만 미스테리를 끌고갈 흡입력은 부족해 보인다.
형부도 자연스러움을 놓치고 있지만 친구의 금속성 목소리와 기계적인 움직임은 몹시도 거슬린다.
2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