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이슈투데이가 공동조사한 김대중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설문조사에서 외환위기 극복과 남북관계 개선이 현 정부의 가장 커다란 성과라고 나타났다.

이같은 성과는 국제적 협력도출 등과 같은 대통령의 지도력에 가장 크게 힘입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치 교육 보건복지 등의 분야에선 별로 개선된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구조조정 등 경제개혁과 정치불신해소 등 정치개혁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분야별 평가점수(9점 만점)에선 통일외교(6.6) 정보통신(5.3) 문화(4.3) 등이 높은 점수를 얻은 반면 정치 분야는 2.6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인터넷 패널 리서치(www.issuetoday.com)로 실시된 이번 조사엔 기업.기관.단체(20.3%), 각종 연구소(19.1%)의 연구원들과 상경계(18.3%) 인문사회계(20.7%) 과학기술계(21.5%) 교수 등 모두 2백51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통일외교 =이번 조사에서 평가대상이 된 12개 분야 가운데 통일외교 분야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72.6%의 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적인 평가는 11.0%에 그쳤다.

성과가 큰 정책으로는 남북정상회담 성사(83.7%)가 압도적이었고 남북경협활성화(5.4%) 이산가족상봉(4.3%) 등이 뒤를 이었다.

◆ 경제 =9점 만점에 4.2점을 얻어 4위를 차지한 경제 분야에선 외환위기 대응(72.6%)이 벤처지원정책(9.6%)을 압도적인 차이로 앞질러 가장 잘한 정책으로 꼽혔다.

반면 재벌정책(38.4%)과 금융구조조정(29.5%)은 성과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고 조세정의실현(8.9%)과 공기업정책(6.2%)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경제정책은 재벌정책(33.1%)과 금융구조조정(26.8%)이 높은 비율을 차지해 이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경제 분야 개혁에 대한 평가에서 전문가들은 ''매우 잘했다''(2.1%) ''대체로 잘한 편이다''(22%) 등 24.1%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평균수준이다''가 27.6%를 차지했다.

반면 ''문제가 있다''(30.4%) ''매우 문제가 있다''(17.9%) 등 부정적인 평가도 48.3%에 달했다.

◆ 정보통신 =통일외교 분야 다음으로 높은 평가점수를 받은 정보통신 분야는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은 성공적이지만 지식정보화에 따른 계층간 정보격차 등의 부작용을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56.9%)과 정보통신 벤처산업 육성(25.0%)이 잘한 정책으로 평가받았고 통신산업 구조조정과 시장개방정책(20.8%) 정보통신 인력육성(20.8%) 등이 잘못한 정책으로 꼽혔다.

◆ 문화 =이 분야에서 가장 성과가 높은 정책은 게임 만화 등 멀티미디어 산업 지원정책(22.5%)이었고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문화개방이 16.9%로 뒤를 이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잘못된 정책으로는 중앙과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25.4%) 청소년의 건전한 문화향유 지원(14.1%) 등이 꼽혔다.

향후 중점 추진과제로는 순수문화예술지원(21.7%) 중앙과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17.4%) 등이 꼽혀 문화정책에서 소외돼온 이들 분야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 기타 =과학기술 분야는 벤처 등 신기술 창업지원정책이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초과학 및 창의적 연구사업에 대한 지원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노동 분야의 향후 추진과제로는 노동시장 유연화정책, 노동시장 인프라 구축, 노사정위원회 활동 정상화 등이 꼽혀 임기 후반기 노동정책에서 재계와 노동계의 관계 조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환경 분야에선 동강댐 건설 백지화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평가받았고 난개발 방지를 위한 지자체의 개발권 재조정이 향후 정책과제로 떠올랐다.

또 보건복지 분야에선 의약분업 보완이, 정치 분야에선 정치불신 해소가 시급한 해결과제로 지적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