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정점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기업인들이 산업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기체감지수는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이런 증시안팎 사정을 반영하듯 올 연초 가치주와 성장주를 놓고 불붙었던 논쟁이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로 옮겨가고 있다.

주가는 경기를 미리 반영하는 거울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경기정점이 지났는지,아직 지나지 않았는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주식시장의 속성상 경기정점 논쟁이 일고 있다는 것 자체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어떤 투자전략이 좋을까.

◆경기정점 논란=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산업생산 증가율 둔화,수출여건 악화 등을 들어 올 1·4분기에 국내 경기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주요 증권사들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 등을 감안,2001년 상반기께나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자료를 내놓고 있다.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경기민감주라고 하면 장치산업,내구소비재,설비투자관련 산업 등 경기순환에 따라 실적이 연계되는 주식을 말한다.

자동차 전자부품 사무용기기 조선 철강 기계 전기 조립금속 관련 종목이 관련주다.

경기방어주는 대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생활필수품 서비스 생산산업을 일컫는다.

보험 식음료 전력 가스 담배관련주가 대표적이다.

◆투자전략=일단 경기가 둔화될 때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확장될 시기에는 성장주의 실적이 좋지만 산업증가율이 둔화되고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면 가치주가 더 좋은 실적을 올린다는 배경에서다.

또 이런 경기둔화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증권의 홍춘욱 연구원은 "경기정점 논쟁이 거센 것은 성장주의 모멘텀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성장주 대형주 경기관련주에 지나친 무게를 싣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성장주가 주춤거리고 가치주가 선호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의 경우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매물,프로그램매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급상 약세장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시장지배력이 뛰어나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가치주와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것이다.

관련 종목으로는 하이트맥주 농심 동양제과 율촌화학 태평양 현대백화점 한전 서울도시가스 등을 꼽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