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의 기록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평범한 투어도 아닌 메이저대회.

그것도 4라운드 72홀 경기도 모자라 ''3홀 연장전''을 치른 끝에 겨우 달성할 수 있었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마다 하늘을 향해 ''어퍼 컷''동작을 취하는 타이거 우즈(25·미국).

우즈는 그 특유의 동작도 하지못할 만큼 기진맥진한 끝에 ''한 시즌 메이저 3승''의 위업을 이룩했다.

승부가 가려진 75번째 홀까지 우즈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봅 메이(31·미국).

그는 무명선수답지 않게 우즈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쳤다.

두 선수의 ''진검승부''는 최종일 18번홀(파 5·5백42야드)에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정규라운드 17번홀까지 17언더파로 동타였다.

▲4라운드 18번홀=우즈는 장타력을 앞세워 투온.

약 6m 이글기회를 남겼다.

반면 메이는 세 번만에 볼을 그린 프린지에 갖다 놓았다.

홀까지는 약 4.5m.

우즈의 이글퍼팅은 홀을 지나 약 1.5m 지점에 멈추었다.

메이 차례.

퍼터헤드를 떠난 볼은 데굴데굴 굴러 컵속으로 사라졌다.

버디로 합계 18언더파.

우즈는 다급해졌다.

넣어야 연장전에 갈 수 있기 때문.

우즈는 그러나 그 어려운 버디퍼팅을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가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연장 첫 번째홀(16번홀·4백44야드)=우즈는 투온 후 7.5m 버디찬스.

메이는 그린미스 끝에 파 세이브.

우즈가 퍼팅한 볼은 그린경사를 타고 흐르더니 가라앉듯 홀 속으로 미끄러져갔다.

버디.

우즈가 1타 앞서기 시작했다.

▲연장 두 번째홀(17번홀·4백22야드)=우즈는 티샷이 오른쪽 갤러리속에 떨어지고 세컨드샷도 그린을 오버했으나 3온 후 3m 파세이브 퍼팅을 성공시켰다.

메이도 그린을 미스했으나 정확한 벙커샷으로 파세이브.

▲연장 세 번째홀(18번홀)=우즈는 서드샷이 그린 앞 벙커에 들어갔고 메이 역시 세 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놓았다.

우즈가 여전히 1타 앞서고 있었지만 ''의외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우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깃대까지 약 20m 남긴 상태에서 벙커샷을 홀 60㎝에 붙여버렸다.

''기막힌'' 샷이었다.

파 세이브.

약 12m 버디퍼팅을 남긴 메이로서는 버디 아니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메이가 퍼팅한 볼이 홀을 아슬아슬하게 외면하면서 기나긴 1타차의 승부는 끝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