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18일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 9.1% 가운데 6.1%를 당초 채권은행들에 팔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제3자인 국내외 기관 펀드 등에 매각키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의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이날 외환 한빛 하나 농협 조흥 등 5개 현대채권은행들은 각각 여신금액에 따라 8∼45%씩의 비율로 정 전명예회장의 자동차지분 1천2백70만주를 사들이기로 배정금액까지 확정했다.

현대의 이같은 방침을 뒤늦게 전해들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이연수 부행장은 "공식전달 받은 바 없다"면서도 "현대건설 빚을 갚는데 쓰여진다면 상관할 바 아니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그러나 "제3자 매각과정에서 시간을 끌어 당초 약속한 이달말까지 자동차계열분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현대는 제3자 매각 방침에 따라 현대증권을 매각주간사로 해 다음주까지 인수업체를 선정,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측은 당초 방침을 바꾼 것은 채권단과 차액정산 등의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매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관계자는 "매각방식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고 5개 채권은행에 분산시켜 처분하면 오히려 시일이 오래걸리는 점 등을 감안해 직접 시장에 파는 방안을 추진키로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급적 국내외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공정하게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대와 관련없는 3자 매각을 통해 조속히 계열분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인수자가 결정되면 금감위와 공정거래위의 승인을 얻은후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는 해외투자금융기관과 접촉하면서 정 전명예회장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해외매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가 오는 21일께 채권단에 지분매각을 내용으로 하는 현대차 계열분리 신청안을 제출하면 이달 안에 검토를 마치고 9월1일자로 현대차 계열분리를 승인할 방침이다.

김준현.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