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수신기를 생산하는 알파캐스트(www.alphacast.com)의 김희조(31)사장은 재산이 많은 집안에 태어나지도 않았고 유명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많지도 않다.

하지만 김 사장은 연매출 수백억원대의 벤처기업을 두개나 가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내년 하반기에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아직 본격적으로 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이제 갓 서른을 넘긴 기업인 치고는 꽤 성공을 거둔 경우다.

김 사장은 스스로를 "긍정론자"라고 말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잘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일해온 것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정형편으로 인문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수도전기공고를 택한 김 사장은 서울산업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군대를 다녀온 지난 93년.

김 사장은 등록금을 마련할 생각으로 1년간 휴학을 결심하고 우유판촉에 뛰어들었다.

이때도 그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1년만에 7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벌었다.

이 돈은 김 사장이 사업을 시작할 때 종잣돈이 됐다.

94년 대학 4학년으로 복학한 김 사장은 전공과 함께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대학졸업과 동시에 국내에 진출한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에 취직했다.

모 정보통신업체를 거쳐 지난 97년엔 마이크로텔레콤이라는 회사에 연구팀장 자격으로 합류해 4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위성방송수신기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97년말 IMF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회사는 없어지고 김 사장을 포함한 5명의 연구원들만 남게됐다.

"당시엔 정말 힘들었어요. 조금만 더 연구하면 좋은 물건이 나올 수 있었지만 연구개발자금을 구할 수가 없었죠"

김 사장은 4명의 연구원들을 독려해가며 연구개발을 계속하면서 투자를 받으러 이러저리 뛰어다녔다.

결국 98년 9월 알파캐스트를 창업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말엔 ADSL모뎀과 IMT-2000단말기를 개발하는 알파텔레콤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각각 2백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알파캐스트의 경우 올해초 프랑스 W사와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은데 이어 최근 프랑스의 대형 전자통신 유통업체인 A사와 내년 상반기까지 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했다.

이를 통해 유럽시장에서만 전체 매출의 70%정도를 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또 중동시장 등에서 나머지 30%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현재 알파캐스트가 생산중인 위성방송수신기는 유료위성방송용,무료위성방송용,디지털위성방송용,디지털 아날로그 겸용 제품 등 다양하다.

또 오는 10월엔 DVD플레이어를 양산할 예정이다.

김희조 사장은 "지금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디지털위성방송의 시험방송이 시작되면 내수시장도 상당히 커질 것"이라며 "DVD플레이어를 시작으로 미국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알파텔레콤은 최근 한국통신을 비롯한 국내외 통신대기업과 ADSL모뎀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고 아주대 정보통신대학원과는 IMT-2000단말기를 공동개발키로 했다.

알파캐스트와 알파텔레콤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괄하는 디지털 전문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김 사장은 "큰 회사보다는 오래가는 기업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2)2186-5200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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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혁 및 개요 >

<>1998년 9월=알파캐스트 설립
<>주요상품=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직원=50명
<>자본금=35억원
<>본사=서울 강남구 역삼동
<>99년 경영실적=매출 15억원
<>올해 경영실적=상반기 매출 60억원,하반기 매출 2백억원(목표)
<>주요 주주=신보창업투자 국민기술금융 현대기술투자
<>주요 수출시장=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