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US여자오픈에서 공동2위를 차지한 메그 맬런이 "비정상적인 코스공략"을 했다고 하여 화제가 됐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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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런은 티샷을 다른 홀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다음 지름길로 그린을 공략했습니다.

대회코스인 메리트클럽 13번홀과 14번홀 사이에는 대형 워터해저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3번홀은 내리막 파 4홀로 길이가 3백54야드여서 공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문제는 14번홀입니다.

오른쪽으로 워터해저드를 끼고 굽이도는 홀로 파 4인데도 길이는 4백6야드입니다.

바람이 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슬라이스가 나면 워터해저드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물을 피하기 위해 왼쪽을 보면 그린에서 멀어지는 것은 물론이요,벙커나 러프에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맬런은 ‘머리’를 썼습니다.

14번홀 티샷을 13번홀 페어웨이를 향해 치는 것입니다.

그런 뒤 그곳에서 14번홀 그린을 향해 어프로치샷을 하는 루트를 택했습니다.

물론 ‘제 길’로 가는 것보다 거리상 큰 이점이 있습니다.

맬런은 이 전략으로 1라운드에서는 파를 잡았습니다.

USGA(미국골프협회)에서는 맬런이 규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경우 규칙상 13번홀 페어웨이는 ‘스루 더 그린’입니다.

14번홀 페어웨이와 다를 것이 없는 구역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맬런의 사례는 주최측뿐만 아니라 코스설계가,일반 아마추어골퍼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골프정신’이 훼손된 듯하나 제재를 가할 수는 없는 일이고….

어쨌든 현재로서는 USGA가 규칙을 수정하거나 로컬룰로 정하지 않는 이상 맬런과 같은 사례를 막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