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에 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증권이 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어 리젠트그룹이 일은증권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관련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합병이 증권주의 본격적인 호재로 등장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합병비율이 문제다=지난 24일 삼성증권은 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여부를 검토중이라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생명투신(옛 동양투신)을 인수하면서부터 합병한다는 것은 대원칙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6일 두 증권사의 주가는 동반하락했다.

삼성증권의 합병검토 공시에도 불구하고 두 증권사의 합병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합병을 하려면 두 회사간 재무구조가 비슷해야 한다.

따라서 자기자본의 격차가 심한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증권의 합병비율을 얼마나 적정하게 산정하느냐가 합병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투신증권 동양투신증권도 현대 동양증권과 같은 계열사여서 합병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이들 역시 두 증권사간 자기자본 격차가 심하다.

금감원 관계자도 "대기업이 2개의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투신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한 증권사들의 부실해소에 시간이 걸리므로 증권사간 합병은 2~3년후에야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젠트.일은증권 합병은 미지수=예금보험공사가 리젠트그룹을 일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에따라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두 증권사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리젠트그룹이 일은증권을 인수한 뒤 리젠트증권과 합병할 지, 프리미엄을 얹어 되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은증권의 인수주체가 될 리젠트그룹의 KOL(Korea Online Limited)이 말레이시아 라부완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여서 투자목적으로 일은증권을 인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두 증권사는 재무구조가 비슷한데다 합병할 경우 자기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업계 9위로 껑충 뛰게 된다.

리젠트그룹이 투자이익보다 국내 증권업을 강화하려 한다면 합병효과는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보다 전략적 제휴 확산된다=중소형 증권사간의 합병가능성은 있지만 이들의 합병에는 큰 걸림돌이 있다.

오너십이 매우 강한데다 대부분 재무구조가 탄탄해 굳이 합병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안병우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리서치나 판매업무 등에서 서로 전략적으로 제휴함으로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