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동부 상업지구에 있는 순펑식당은 호화롭기로 유명하다.

4명이 저녁을 먹으면 1천위안(약 13만원)은 족히 나온다.

어지간한 노동자의 한달 월급보다 많다.

그럼에도 이곳엔 중국인손님들로언제나 만원이다.

그런가하면 베이징에는 1백위안이면 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넘쳐난다.

5위안으로 한 끼를 때울수 있는 식당도 많다.

순펑과 같은 호화식당을 찾는 부유층은 누구인가.

또 돈이 없어 식당에 갈 수 없거나 근근히 끼니를 이어가는 극빈층은 누굴까.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중국경제시보는 최근 소비자소득 성향을 분석,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가장 안정적인 부유층으로는 지난 20여년간 추진된 개혁개방 정책의 수혜를 받은 일부 개인 기업주로 지적됐다.

이들 중에는 약 1백억위안의 재산을 가진 층도 적지않다.

외국투자기업이나 국제기구에 종사하는 고급 근로자 역시 부유층으로 분류된다.

외국인기업 사무직 직원들은 월 평균 2천5백~2만5천위안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관련 개발회사 종사자들이 적지 않은 수입을 챙기고 있다.

일부 업자들은 싸게 분양받아 이를 다시 실수요자에게 임대,연간 20만~3백만위안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밖에 유명 연예인 및 스포츠선수(연수입 50만위안 이상),변호사 및 회계사(연봉 10만~1백만위안),일부 경제학자(월 강사료 수입 약 3만위안)등도 부유층으로 꼽혔다.

이권에 손을 댄 부패 관리들도 호화음식점의 단골이다.

개혁개방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극빈층으로 전락,쓰라림을 맛봐야 한다.

국유기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난 수 천만명의 실업자들이 대표적이다.

해고 근로자들에게는 적게는 80위안,많게는 3백20위안의 실업보조금이 지금된다.

그러나 실업기간이 길어지면 보조금이 감소,장기 실업자들의 생활고는 깊어만 간다.

더욱더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안정의 중심축을 잡아갈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급속 성장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다.

극빈층의 소외감을 얼마나 빨리 달래주느냐,중산층을 어느 정도 부풀리느냐에 따라 중국사회의 안정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