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워크아웃 걸림돌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의 법적 근거 규정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구조조정관련 제도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경련이 지난 5월부터 6월말까지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 및 주요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이 건의서는 기업현실을 무시한 기업구조정관련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관계법 등과 워크아웃 관련제도의 개선 내용을 담고 있다.

전경련 이병욱 기업경영팀장은 "기업구조조정의 최대 걸림돌은 비현실적인 시스템과 채권단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기업퇴출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회사정리법에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규정을 신설하고 워크아웃 조기졸업 이행명령제와 법정관리신청시 채무자동동결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크아웃 관리단 오히려 걸림돌=워크아웃 대상기업에 파견된 경영관리단은 전문지식이 없으면서도 신규투자 등 사업에 지나치게 간섭해 경영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기업들은 불평했다.

특히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올 2월 워크아웃 기업중 조기졸업이 가능한 26개사를 선정,채권단에 통보했으나 해당 경영관리단의 미온적 태도로 5월말 현재 한창화학 한국컴퓨터 등 2개사만 졸업했다.

D사 관계자는 "역할범위가 불문명한 경영관리단이 칼자루를 휘두르는 바람에 조기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리업무 중복과 복수 노조=인천제철은 올초 강원산업을 합병했으나 구분 경리를 해야 구조조정 관련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앞으로 5년간 "쌍둥이" 경리팀을 운영해야 할 형편이다.

철도차량통합법인은 통합전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3개사에 있던 3개 복수노조를 상대로 각각 단체교섭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부실기업 위탁경영해도 계열사=현대중공업은 채권단의 요청으로 부실기업인 한라중공업에 대한 위탁경영에 나섰으나 한라중공업이 계열사로 편입되는 바람에 자금지원 및 출자,지급보증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경영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채권금융단의 요청으로 부실기업을 위탁경영하는 경우 일정기간(5년) 계열사 편입을 유예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