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에서 주문입력 착오로 값싸게 나온 매물을 집중적으로 걷어가는 "도사"가 나타났다.

19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지난 3월 제3시장 개설이래 기준가를 턱없이 밑도는 가격에 이상매매가 이뤄진 사례는 18건에 7만2천여주로 집계됐다.

이중 50.3%인 3만6천1백90주를 한사람이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싹쓸이의 주인공은 전남 광주에 있는 대신증권 운암동 지점에 위탁계좌를 개설한 "68년생 남자".

이 투자자는 지난 18일 기준가가 9천1백10원이던 씨네티아정보통신 주식 9천7백90주를 주당 4백90원에,티앤티월드콤(기준가 1천3백70원) 1천4백주를 주당 2백50원에 매입했다.

씨네티아정보통신은 싯가 9천7백만원 어치를 4백80만원에,티앤티월드콤은 1백90만원 어치를 35만원에 사들였인 셈.하루동안 2건의 거래로 숫자상으로 9천3백75만원의 이익을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도사"는 어떤 방법으로 저가 매도주문을 싹쓸이 했을까.

이상 저가 매도주문은 주문을 컴퓨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끝자리 "0"을 빠뜨리는 실수로 인한게 대부분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가격과 수량을 바꿔서 매수주문을 깔아 놓은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씨네티아정보통신과 티앤티월드콤의 거래량은 기준가와 비슷한 9천7백90주와 1천4백주였다.

수량과 가격을 바꿔 입력한 매도주문을 발빠르게 가로채갔다는 설명이다.

1개의 위탁계좌에 여러명이 달라붙어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증권사 제3시장 관계자는 "아무리 주문을 잘 내더라도 노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 1명이 독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계좌 하나를 이용해 여러명이 저가 매도주문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준가보다 턱없이 싼값에 나온 18건의 매도주문을 가장 많이 매수한 창구는 대신증권으로 11건을 차지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