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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타기/추격매수 깡통차는 지름길"..실패한 투자자 정병천씨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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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이나 도박은 남들 모르게 해야 하고, 하더라도 신체적으로 표시가 납니다. 법으로도 엄격히 규제되지요. 하지만 주식투자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에 사는 정병천(42)씨.

    그는 12년간의 주식투자로 소위 "패가망신"한 사람이다.

    아파트 판 돈을 비롯 학습지 방문교사생활로 번 돈, 아내가 처형으로부터 꾼 생활비, 은행 대출금, 외할머니 장례비용을 모두 탕진했다.

    딸을 위해 6년간 부었던 교육보험까지 해약해 주식에 털어 넣었다.

    하지만 결국 그에게 돌아온건 그동안의 주식매매내역과 한심한 "깡통계좌"뿐.

    힘들게 이룬 전재산을 모조리 날린 뒤 그는 자살까지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최근에 출간된 책 한권으로 요즘 주식시장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책의 제목은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주식투자 실패담으로 점철된 이 책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오직 하나다.

    철저한 준비없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는 필히 밟혀 죽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마라톤경주에 비유한다.

    "마라톤경주에서 영광을 차지하는 사람은 불과 2~3명에 불과합니다.
    처음에 같이 뛰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체력과 기술의 한계로 인해 길거리에 쓰러지거나 뒤늦게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충분한 연습없이 뛰어든 일반투자자들도 결국엔 이런 처지가 됩니다"

    실패한 인생을 공개하는 것이 부끄러워 책의 초판엔 가명을 썼다는 정병천씨.

    하지만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이 책으로 인해 자신이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그를 통해 개미들이 범하기 쉬운 몇 가지 사례들을 짚어본다.

    <> 물타기로 매수량을 늘리는 경우 =정씨는 지난해 11월 현대전자 3백주를 2만9천1백원에 매수했다.

    현대전자는 그후 한달동안이나 하락행진을 지속했다.

    정씨는 이 와중에 무려 8번이나 물타기를 했다.

    "많이 하락했으니 이젠 반등하겠지"라는 생각이 그를 옭아맸다.

    하지만 결국 8백만원 이상의 손실을 입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막연한 기대감에 물타기를 하는 것은 곧 패가망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정씨는 지적한다.

    <> 추격매수로 상투를 잡는 경우 =어떤 종목이든 강력한 호재를 만나면 연일 급등세를 나타낸다.

    사기만 하면 엄청난 시세를 낼 것처럼 보이는게 사실이다.

    초보투자자들은 이런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그러나 이같은 추격매수는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정씨의 추격매수 실패담속에 등장하는 종목은 삼성투자신탁증권.

    주당 5천원에 상장돼 무려 18일간이나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종목이다.

    하지만 상승세를 멈춘 뒤 11일 후에는 주가가 1만2천5백5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 정보부족으로 보유종목이 관리종목이으로 전락하는 경우 =정씨는 건설업종에 속해 있었던 라이프주택을 통해서도 쓰라린 경험을 했다.

    예비군 동원훈련으로 미처 관리종목에 포함될 것이란 정보를 얻지 못해 매도타이밍을 놓쳐 버린 것이다.

    결국 투자금액의 60%를 날렸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프주택은 "상장폐지"라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았다.

    "우량주일 경우에는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받는 종목일 경우엔 무조건 기다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아픈 경험을 통해 정씨가 얻은 교훈이다.

    <> 거래량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매도하지 못하는 경우 =올 초 정씨는 증권사에서 발표한 "중소형 저평가 우량주 20선"이라는 자료를 보고 화승알앤에이라는 종목을 사흘동안 1만주 가량 매수했다.

    하지만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나서야 뒤늦게 이 종목의 일일 평균거래량이 3만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게다가 매수호가단위별 주문량은 몇 백주에 불과했다.

    결국 매수한 주식을 팔고 싶어도 거래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1백주 단위로 매도에 나서면 주가가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골치 아픈 상황에 빠져 들었다.

    항상 매도시점을 염두에 두는 투자가 개미들이 살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할 대목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 예상치 못했던 악재 출현의 경우 =지난 97년11월 정씨는 동양증권을 주당 4천6백50원에 보유중이었다.

    시중에 IMF라는 생소한 용어가 회자되긴 했지만 별다른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1월24일 이후 주가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하한가에 곧바로 매도주문을 냈으면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겠지만 정씨는 그러지 못했다.

    하한가행진이 빨리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결국엔 1천만원이상의 손실을 입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할 경우 일반투자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이런 사태에 대비, 반드시 매도금액을 정해 놓고 투자에 임하라고 정씨는 권고한다.

    기계적 매도전략만이 개미들의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얘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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