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노나라를 떠돌때 일이다.

길을 가다 아이를 만났는데 말하는 품이 범상치 않았다.

"나와 함께 세상을 바로잡자"

"무엇하러 세상을 바로잡습니까. 산을 평평히 하면 새들이 둥지를 잃습니다. 호수를 메우면 물고기가 살 곳이 없어집니다"

공자가 물러나지 않자 아이가 계속 말했다.

"하늘에 별이 몇개 있습니까"

"나는 내 눈앞에 있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있다"

"그럼 선생님 눈썹에는 털이 몇올 있습니까"

공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믿거나 말거나 독자의 자유다.

그러나 이야기가 내포하는 진실은 인생에 닿아있다.

프랑스의 종교철학자 장 클로드 카리에르가 쓴 "현자들의 거짓말"(영림카디널,8천5백원)은 지혜의 일곱 기둥으로 된 ''성전''이다.

폭소가 터지는 순간 가슴이 서늘해진다.

한 상인이 사막을 횡단하다 뭔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남자는 그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세상에,사람들이 아무데나 버릴 만하구만"

그는 거울을 모래속에 던져버리고 계속 걸었다.

이 책에는 인간의 철학과 종교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일러주는 우화들이 많다.

고승을 찾아간 행자 이야기.

"선사가 말했다."도를 배우고 싶다고"행자가 꾸벅 절을 하자 선사는 일어나 행자를 때리려 했다. 행자는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고승이 말했다. "장님은 아니구나. 가까이 오너라" 수행승이 다가갔다.
"귀머거리도 아니구나. 알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무엇을 안단 말입니까""멍청이도 아니구나" 스승이 말했다"

멍청이도 아닌자여.책을 덮고 일어나 걸어갈지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