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달라졌다.

장중 주가 변동폭이 극심하고, 주간 회전율이 1백% 이상이나 되는 종목도 수두룩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한데도 종가 기준으로 주가를 비교해보면 제자리걸음이다.

코스닥의 대명사인 ''무더기 상하한가''도 없어졌다.

지난 3월 1백44개에 달했던 하루 평균 상한가종목수는 5월에 97개, 지난달에는 64개로 줄어들었다.

장중에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면서 거래도 급증하지만, 종가에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쉽게 말해 거래 따로 시세 따로의 공(空)회전이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시장이 지루하게 변화됐다고 보면 오산이다.

장중의 변동폭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새롬기술은 장중 마이너스를 맴돌다가 장마감 1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그러나 다시 하락세로 반전돼 종가는 3% 정도 오르는데 그쳤다.

거래도 만만치않다.

지난주 보성인터내셔날은 1백77%의 회전율을 기록했다.

주간회전율이 1백%를 넘은 종목만도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14개에 달했다.

이들 종목의 주간 주가변동폭은 평균 15%정도. 매매회전율에 비해 주가는 그다지 움직이지 않았다.

14개 종목중 8개는 주간 주가변동폭이 10%도 미치지못했다.

장중에만 들쭉날쭉했지, 결국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는 뜻이다.

공회전이 많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시장에 대한 불신이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못하고, 주도주도 없는 상태다.

지수가 상승한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조금만 주가가 올라도 일단 차익을 실현하는 쇼트 플레이어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 심각한 문제는 던지는 것은 데이 트레이딩(day-trading)이다.

회전율이 높아지고 있는 데는 데이 트레이더의 영향이 크다.

"데이트레이더는 목표수익율과 손절매율을 정하고 시스템적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하루에 수십번씩 거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시세분출없이 거래를 위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시장의 외화내빈을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체력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LG투자증권 황팀장은 "장중 변동폭만 크고 종가가 움직이지 못할 경우에는 물리는 사람만 늘어난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황팀장은 "언뜻봐서는 거래가 늘어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 같지만 사실은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된다"며 "시장의 환경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이같은 단타매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