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주부시절 가장 만들기 힘든 요리 가운데 하나가 두부전골이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두부전골 생각이 나 요리를 시작하는데 아무리 공을 들여도 제대로 된 맛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어찌나 힘이 들던지. 하지만 아무 것도 아닌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괜히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역시 모든 지난 일은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가 보다.

어쨌든 온갖 우여곡절을 거쳐 두부전골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그 "불후의 명작"을 남편이 먹던 순간을 아마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몰라 가슴은 두근반 세근반 뛰는데 그 음식들이 순식간에 그의 입속으로 사라져 버리는게 아닌가.

나는 뜻밖에 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남편이 두부전골을 빠른 속도로 먹어준 것은 분명 맛이 있다는 뜻이리라.또 내 노고에 대한 찬사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웬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잔뜩 집중해 있던 정신이 갑자기 한순간에 풀리면 이런 기분이 든다고 하던가.

한마디로 두부전골은 나에게 "고통은 길고 영광은 한순간"이라는 가르침을 준 요리였다.

< 강주은 주부.배우 최민수씨 부인 >

<>준비재료

1)두부 1모
2)쇠고기 2백g
3)양배추 4장
4)시금치,당근 60g
5)양파 1개
6)달걀 2개
7)육수 3컵
8)진간장 1.5컵
9)다진 마늘 조금
10)소금 깨소금 청주 참기름 올리브 기름 조금씩

<>만드는 방법

1)두부를 절반으로 잘라 그중 반모를 0.3cm 두께로 얇게 썰어놓는다.

2)두부에 소금을 살짝 뿌려 물기를 걷어낸다.

3)물기 뺀 두부를 기름두른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지져 놓는다.

4)고기의 반을 채썰듯 썰어 양념(간장 1/2큰술)을 얹는다.

5)나머지 고기는 갈아 1에서 남은 두부 반모(으깬후 물기를 짜낸 것)와 섞는다.

6)두부와 섞은 고기를 소금,후춧가루,깨소금,다진 마늘로 양념해 소를 만든다.

7)지져 놓은 두부 안쪽에 밀가루를 살짝 묻힌다.

8)6의 고기소를 지진 두부 안쪽에 샌드위치 모양으로 넣는다.

9)8을 달걀물에 넣었다가 프라이팬에 다시 한 번 지진다.

10)양배추와 시금치는 살짝 데쳐 양배추 안에 시금치를 넣는다

11)10을 김말이처럼 싸 김밥크기로 썰어 놓는다.

12)당근은 꽃무늬로 찍고 양파는 길쭉길쭉하게 썰어 모양을 만든다.

13)전골냄비에 양념해 놓은 쇠고기와 양파,당근,양배추말이,두부지진 것을 보기 좋게 안친다.

14)육수와 청주,간장,소금을 넣고 간을 해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