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Angkor Wat).

앙코르 유적에 대해 무자비하게 자행된 파괴행위는 그 신비한 건축유산만큼이나 불가사의 한 일이다.

도굴과 약탈은 근세 수십년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앙코르 유적중 하나인 프레야칸사원에 있는 사리탑에는 수천 개의 루비와 사파이어가 박혀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보석들이 도굴당해 황폐함 모습만 간직하고 있다.

인간(크메르인)이 12세기에 건립한 세계 최대의 석조건축물이 결국은 인간에 의해 철저하게 훼손된 현장은 차라리 공허감만 남는다.

크메르왕조는 8세기에서 15세기(802~1432년)에 걸쳐 캄보디아의 열대밀림속에 1천개가 넘는 사원을 지었다.

앙코르 와트는 수많은 사원중 일부에 불과하다.

번성했던 크메르왕조는 그러나 15세기 중반께 역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질병 또는 외세 침입에 의해 멸망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 사라진 배경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 이후 4백여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잠들어 있던 위대한 사원은 1861년 프랑스의 한 식물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은 곧 파괴를 의미하는가.

약탈 도굴행위는 캄보디아에 진출한 프랑스 일본 등 열강제국을 시작으로 내전상태였던 1970~1980년대에 극에 달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들어 유네스코와 프랑스 일본정부등이 앙코르 유적 복원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 복구에는 1백년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앙코르 와트=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건물로 1113년부터 37년만에 완공된 힌두사원이다.

수리아바르만 2세 자신의 무덤이기도 하다.

앙코르 와트는 가로 1.3km,세로 1.5km에 거대한 해자로 둘러쌓인 직사각형 형태다.

서쪽 정문으로 연결된 돌다리 난간에는 머리가 일곱 개 달린 "나가"(물의 신)가 조각돼 있다.

정문에서 바라보면 탑 5개가 우뚝 솟아있다.

앙코르 와트는 전체적으로 나지막한 3층 건물이다.

그러나 탑 꼭대기의 높이는 2백m가 넘는다.

1층의 회랑벽에는 부조로 장식돼 있는데 힌두 경전에 나오는 신화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암에 새긴 정밀한 조각 기술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해 질 무렵 석양에 붉게 물든 모습이나 물가에 비친 앙코르 와트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다.


<>앙코르 톰=앙코르 와트에서 북쪽 1.7km에 위치한 도성으로 규모면에서 앙코르 와트를 능가한다.

해자의 한 면 길이가 3km에 달한다.

도성 정중앙에 자리잡은 바이욘사원은 백미로 앙코르 유적 최대의 불교사원이다.

바이욘사원은 앙코르 와트보다 50년후에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원은 그 자체가 탑이다.

머리에 연꽃을 이고 사방으로 은은한 미소를 짓는 돌부처 얼굴상이 37개에 이른다.

건축 당시에는 54개였다고 한다.

회랑벽에는 고대 시암(태국)족과 크메르족간의 전투장면과 극락 지옥의 세계를 설명한다.

바이욘사원에서 프레야칸사원으로 가는 길목에 "코끼리 테라스"와 마주친다.

코끼리 테라스는 3백50m 길이의 옹벽에 온통 코끼리를 새긴 것.중앙쪽으로 문둥이 왕인 레퍼왕과 가루다(사람형상의 독수리)를 새긴 정교한 부조가 벽을 장식하고 있다.

타프롬사원에는 유적들이 거대하게 자란 나무에 의해 파괴된 모습이 발견 당시 그대로 보존돼 있다.

높이가 50m 넘는 명주솜나무가 유적을 짓누른 황폐한 모습으로 자연의 힘이 얼마나 가공할만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하지만 자연의 유적 파괴는 실은 수백년간 인간들이 유적을 관리하지 않은데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다고 할 수 있다.

앙코르 유적은 초창기 힌두교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불교 문화로 바뀌는 종교양식의 변천사를 대변한다.

때문에 건축양식도 인도와 불교문화가 혼합돼 있다.

하지만 건물의 형태 석조장식 등은 앙코르왕조의 독자적인 양식을 지니고 있다.

크메르인들은 사원 건축에 수백만개의 돌을 운반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똑같은 모양의 돌이 하나도 없다.

그들은 이끼가 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돌과 돌을 지그재그형으로 연결했다.

돌을 어디서 어떻게 운반해 왔고 어떤 방법으로 쌓았는지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다.

앙코르와트=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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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

앙코르 와트의 시엠립공항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갈아 타야 한다.

대한항공이 베트남항공과 공동으로 서울-호치민 노선을 주5회(월.화.수.금.일)운항하고 있어 서울-호치민-시엠립노선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호치민까지는 5시간,호치민에서 시엠립까지는 1시간10분이 소요된다 베트남 입국비자는 국내에서,캄보디아 비자는 현지 공항에서 발급받는다.

인도차이나 전문여행사인 트랜스아시아투어(02-730-3008)에서 앙코르 와트와 톤 레샵호수 수상마을, 메콩 삼각주를 탐방하는 4박5일(기내 1박)상품을 판매중이다.

출발일자는 7월 6회(4,14,18,25,28,30일)8월 5회(4,6,8,11,13일).항공료와 비자대행료 공항세 호텔비 식사 가이드 차량비를 포함해 1인당 94만원이다.

시엠립에서 1박,호치민에서 2박하며 선상만찬,메콩강 삼각주 여행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톤 레샵호수의 수상마을에는 학교 이발소 주유소도 갖추고 있어 둘러볼만한 코스다.

캄보디아는 현재 우기로 하루에 한차례 비가 내리지만 낮 평균기온이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무척 더운 날씨다.

현지에서 미국 달러화가 통용되고 있어 굳이 환전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