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마비 상태에 빠졌던 B급 회사채가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자금경색과 그에 따른 중견기업의 연쇄부도사태 등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0조원 규모의 채권펀드 설정을 앞두고 그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던 BBB급 이하 회사채가 일부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날 한솔제지 대한전선 등 신용등급이 BBB급인 회사채가 거래됐다.

마찬가지로 BBB급인 두산 효성 한솔엠닷컴 매일유업 SKC 등의 회사채도 전날 매매가 이뤄졌다.

쌍용양회가 차환발행(일종의 만기연장)한 4백50억원어치의 회사채도 투신사에 전량 소화됐다.

BBB급 회사채의 금리도 소폭 떨어지고 있다.

이재원 한국투신 채권펀드매니저는 "종전 B급회사채의 가산금리는 0.50%포인트 정도 였으나 최근 0.25-0.30%포인트의 가산금리로 호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B급 회사채 거래와 함께 A급 회사채의 매매도 다소 활발해지고 있으며 금리도 싯가평가 테이블 금리에서 0.20-0.30%포인트 낮게 거래되고 있다.

B급 회사채를 사들이는 주된 창구는 은행 고유계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관호 굿모닝증권 채권브로커는 "은행별로 몇몇 기업을 정해놓고 매수주문을 내고 있는 것으로 미뤄보면 정부가 회사채 매입을 독려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지만 거래가 재개됐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B급회사채 매수는 금명간 설정될 회사채전용 펀드로 넘기기 위한 선취매 성격도 강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보험과 투신권은 아직 B급 회사채 인수에 나서지 못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내달중 10조원규모의 회사채전용 펀드가 가동될 경우 B급 회사채의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찬익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B급 회사채 매입에 10조원이 투입될 경우 자금경색과 그에따른 기업연쇄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회사채전용 펀드가 가동되면 자금시장은 한결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