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입찰참여를 위한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의 제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있다.

GM 포드 다임러-현대 3파전이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빠르면 29일 나올 공정위의 해석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어 현대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만약 공정위가 다임러-현대의 제휴를 독과점(경쟁제한성) 결합으로 간주할 경우 다임러-현대 컨소시엄은 다른 입찰업체들에 비해 확실히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공정위의 시간은 현대측에 해롭다.

현대가 비록 19.9%의 지분을 갖고 대우차 경영에 간여하지 않더라도 다임러와 현대는 자본제휴등을 통한 "특수관계"이기 때문에 "동일인"(one group)으로 봐야한다는게 공정위의 논리다.

고위 관계자는 "현대가 설사 5%이하의 지분을 갖더라도 특수관계 형성에 따른 시장담합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현대측은 대응논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는 우선 대우차 지분의 80.1%를 다임러가 가질 것인 만큼 대우차는 어디까지나 다임러의 "계열사"라는 논리를 펴고있다.

경영권 또한 전적으로 다임러에 귀속될 예정이어서 인사등에 현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한다.

공정위 논리의 핵심인 "특수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다.

현대와 다임러는 수평적 제휴를 맺는 파트너적 관계일 뿐 상호 지배력을 갖고있지 않다는 것. 나아가 최근 지분을 맞교환한 GM과 피아트도 세계 입찰시장에선 독립 기업으로 분류되고있다는 주장이다.

만약 GM-피아트가 대우 폴란드공장(FSO)을 인수할 경우 GM-피아트의 폴란드내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현지의 반독점법에 저촉된다.

그러나 폴란드 법조계는 GM과 피아트를 "동일인"으로 보지않겠다는 해석을 일찌감치 내려놓은 상태다.

상호 지분교환이 양사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 4월 롯데컨소시엄의 해태음료 인수때도 있었다.

당시 공정위는 일본 히카리인쇄(51%)가 대주주로,롯데(19.9%)가 소주주로 참여한 컨소시엄에 대해 해태음료의 인수를 승인했다.

히카리인쇄와 롯데가 특수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다임러"가 "GM-피아트"처럼 특수관계가 아니라는 사실만 입증되면 현대는 독점논란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