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국제금융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고 있다.

어렵게 유치한 주택은행 영남지역본부가 폐쇄되는가 하면 생명보험업계의 서울이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문현금융단지마저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여서 입주업체에 부담을 주는 골치덩어리로 전락해버려 지역금융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서울위주 경영정책을 펴고 있는데다 부산시와 상공인들이 부산의 국제금융도시 육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은행은 IMF 경제위기 직후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퇴출된 부산의 동남은행을 인수하면서 지역금융의 공백을 해소하기위해 설립했던 영남총본부를 1년8개월여만에 폐쇄키로 해 부산을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는 사업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음달초 영남총본부의 동부 서부,대구지역본부의 예산 조직 인사관리권 등을 모두 서울영업본부로 이관키로해 지방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산경제가꾸기 시민단체는 이에 대해 "지역경제 회생에 앞장서겠다던 주택은행이 부산을 떠나는 것은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같은 방침을 철회하지않을 경우 주택은행 거래중단 범시민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의 부산이탈도 부산의 금융기반을 무너뜨리기는 마찬가지다.

한덕생명이 최근 본사를 서울로 옮겼다.

한성생명도 럭키생명으로 이름을 바꾼뒤 기획과 재무부서 등을 서울로 옮기고 부산에는 영업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시 도시개발공사가 금융기반구축을 위해 지난 91년 추진하고 있는 문현금융단지 문제는 더 심각하다.

보상비 마련이 늦어진데다 오염토양층이 발견돼 처리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더욱이 땅값마저 평당 7백50만원대로 비싼편이어서 입주금융기관들은 공사가 완공되더라도 입주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금융기관발전 주체들의 추진력은 의지를 잃은 지 오래다.

부산시와 부산상의는 부산금융연수원 설립과 지역특화 금융상품 개발,금융기관 유치사업 등 금융산업 육성책만 거창하게 밝히고 있을뿐 구체적인 추진은 되지않고 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