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의 "물먹는 하마"는 지난 86년 처음 출시된 이래 15년이 지난 올해까지 국내 습기제거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거의 제로상태였던 국내 습기제거제 시장을 연간 2백억원대 규모로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강한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국내 습기제거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물먹는 하마가 처음 나온 86년 이전까지는 국내에는 제습제가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당시 시장규모가 연간 60억엔(약 6백억원), 성장률이 매년 50%를 웃돌 정도로 습기제거제 시장이 활성화돼 있었다.

따라서 옥시측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부딪친 마케팅 부문에 있어서의 핵심과제는 "제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미약했던 제습제 수요를 어떻게 하면 새롭게 창출해 구매로 연결시키느냐"였다.

옥시의 마케팅 활동은 가정주부들에게 집안에 습기가 찰 경우 발생하게 되는 피해를 알리는데서부터 시작됐다.

따라서 초기의 광고카피는 "습기를 먹으러 왔습니다" "습기와 곰팡이 내게 맡겨라" 등 습기 피해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의식을 새롭게 하기 위한 문구가 주를 이뤘다.

또 하마가 옷장에서 커다란 맥주컵 분량의 물을 토해내는 광고를 통해 주부들에게 집안 습기에 의한 피해를 부단히 인식시켰다.

이같은 일련의 마케팅 활동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면서 오늘날 물먹는 하마 신화를 창출해 낸 것이다.

캐릭터마케팅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하마 캐릭터도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캐릭터는 귀엽고 기억하기 쉬운 형상으로 돼 있어 시장진출 초기부터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 제습 제품의 캐릭터로서뿐 아니라 옥시의 여타 제품군에까지 후광효과를 주고 있다는게 옥시측의 자체 평가다.

이제 하마 캐릭터는 옥시라는 회사 자체를 대표하는 회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품 캐릭터의 수명은 3~4년이라는 통설을 고려해 볼 때 물먹는 하마가 10년이 넘게 장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 것도 오랜 기간 이 부분 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86년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상품의 흡수능력을 향상시키기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현재의 제품들은 초창기 제품들보다 흡습 속도가 30% 이상 향상됐다.

또 용도별, 용량별로 다양한 제품이 개발돼 있는 상태다.

과거 90년대 초반 물먹는 하마의 성공으로 습기제거제 시장이 연간 1백% 이상씩 성장할 당시 유한양행, 제일제당, 애경, 서통 등 5~6개 경쟁사들이 미투(Me-Too)전략으로 유사제품들을 출시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채 지금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

물먹는 하마가 다른 업체들이 도저히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옥시측의 끊임없는 마케팅 노력에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