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무엇보다 외국인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기업자금난 해소책이 어느 정도 약효를 발휘할지도 관심이다.

지난달말 이후 주가는 남북정상회담을 재료로 강한 반등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주 막상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개최되면서 재료가 노출되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남북정상회담 호재에 가려 잠복됐던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이 다시 불거져 나왔고 미국 주가도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짐을 간파한 외국인은 그동안의 매수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주말에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시장 전체의 거래량과 거대대금은 줄어들어 에너지가 약해지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이번주 주가는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거나 짙은 관망세를 보일 경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정부 해법의 실효성에 대해 외국인과 시장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투신사 펀드의 부실규모 공개가 시장에 주는 충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장세 움직임과 관련,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등하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이며 오르내림을 거듭하는 혼조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변수=정부는 지난주말 지뢰로 뭍혀있던 중견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방안을 부랴부랴 내놓았다.

자금상태가 악화된 중견기업들의 회사채를 인수해주기 위해 은행 보험 연기금등으로부터 돈을 모아 10조원 규모의 채권투자 펀드를 만들고 또 기업어음(CP)을 사주는 단기신탁상품을 은행이 판매토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의문시 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은행들이 돈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효과가 기대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번주말께는 투신사들이 1백억원 이상 펀드의 부실규모를 낱낱히 공개할 예정이다.

부실규모에 따라 투신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초엔 미국이 50여년만에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할 전망이다.

미리 알려진 재료지만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지난달 31일이후 2조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지난주말 순매도로 돌연 방향을 틀었다.

특히 한국의 대표우량주로 지수영향력이 큰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도했다.

일단 단기차익 실현의 성격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앞으로 미국 반도체주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주가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분석전문가들은 "다만 반도체가격이 상승추세여서 차익실현후 재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가장 큰 불안요인인 중견기업의 자금난이 해소될 때까지 외국인도 잔뜩 몸을 사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지난주말 모처럼 대거 순매수에 나섰던 투신사가 외국인을 대신해 지속적 매수세를 형성할지 관심이다.

환매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지난주 순매수분 중에는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매수분이 적지 않았다.

<>주가=추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주가지수 20일 이동평균선에서의 반등여부가 관심이다.

LG증권의 박준성 조사역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세가 나타나더라도 수급불균형과 주도주 부재현상이 극복되지 않으면 혼조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의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상장사들의 수익전망치가 낮게 제시되는 등의 영향으로 뉴욕증시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이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