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만의 남북정상간 첫 만남의 순간엔 금융시장도 숨을 죽였다.

외환시장은 이 시간 거래를 멈추고 역사적인 상봉을 지켜 봤다.

이날 개장과 함께 외국인 주식투자가들의 순매도로 오름세를 보였던 원화환율은 10시37분 전후를 기해 달러당 1천1백14원30전 선에서 2-3분간 움직임이 없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에 대한 수급균형이 이뤄진데다 딜러들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는 순간을 지켜 보느라 거래 자체가 뜸했다"고 전했다.

13일 증시는 10시30분께 김대중 대통령을 김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래대금이 한순간 급증하기 시작했다.

거래대금은 10시30분 직전 30초간 66억8천5백만원에서 31분30초 91억7천5백만원, 32분 89억6천9백만원으로 늘어났다.

이어 남북정상간 첫 상봉이 이뤄진 10시37분30초부터 1분30초간은 거래대금이 30초당 30억원대에 그칠 정도로 거래가 한산한 모습이었다.

투자자들이 남북정상이 직접 상봉하는 장면을 TV 등을 통해 지켜 보느라 매매를 멈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