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발표한 현대의 경영개선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채권은행들이 현대건설에 대한 본격적인 자금지원에 나섰다.

주택은행은 1일 여신위원회를 열고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현대건설에 5백억원을 지원키로 결의했다.

주택은행은 현대그룹이 발표한 경영개선계획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빛은행도 2일 여신위원회를 개최해 현대건설에 5백억원 당좌대출한도 증액을 승인할 방침이다.

조흥은행은 다음주중 여신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현대건설에 당좌대출한도 5백억원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계는 은행권의 자금지원과 현대건설의 자구노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단기자금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외에서 발행한 FRN(변동금리부채권) 1천여억원 어치가 다음주중 만기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FRN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이기 때문에 상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외화자금 확보에 들어갔다.

이달 중순께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을 일부 갚고 일부 연기하면 이후 자금운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계는 그러나 제2금융권에서 현대건설에 계속 자금상환을 요구할 경우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한 후 제2금융권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으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강도높은 자구책을 발표한 이상 앞으로 실천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제2금융권이 무차별적인 자금회수를 자제하고 정부가 자금시장을 장기위주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