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2단계 금융구조조정에 이미 투입한 64조원의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 재활용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협의에서 추가공적자금 조성을 위한 국회동의 여부에 대해선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 얼마나 필요하나 =모두 30조원 가량의 추가 공적자금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18조3천억~20조3천억원은 올해, 10조원은 내년에 쓰인다.

정부는 문을 닫은 나라종금 예금대지급용으로 1조7천억원,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4조9천억원, 약 7조1천억원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에 6월부터 연말까지 2조7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미국계 펀드인 뉴브리지에 매각하면서 부실채권이 추가로 발생하면 되사주기로 한 제일은행에 연내 4조~5조원을,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파산에 대비한 예금대지급용으로 5조~6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엔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가 유지되도록 서울은행에 1조원을 출자할 계획이며 정부 출자은행인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에도 8천억원을 증자용으로 지원키로 했다.

종금사 폐쇄시 은행으로부터 차입해 지원해준 차입금 4조원 상환, 서울보증보험 출자 2조7천억원 등이 필요하다.

<> 어떻게 조달하나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자산을 담보로 교환사채(EB)나 ABS(자산담보부채권)를 발행하거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우선 필요 자금을 조달해 쓰고 추후 갚는다는게 정부 복안이다.

재경부는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자산관리공사 여유자금 4조7천억원을 빌리고 예보가 가진 대동 등 5개 은행 우선주 조기상환, 예보보유자산의 자산관리공사 매각 등으로 2조4천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또 예보가 보유한 한빛 조흥 서울은행과 대한생명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거나 EB및 ABS를 발행해 6조9천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 문제는 없나 =이미 2조원이 넘게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 5조5천억원을 지원한 한빛은행, 3조원을 투입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다시 거액을 지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1백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그동안의 구조조정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 5천억원에 판 제일은행에 대해서도 5조~6조원의 세금을 추가로 지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헐값 매각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