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상 선정,상패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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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비오리""보길도 해변의 갯돌""가을 억새""인사동 골목길".
평소 접하기 어려운 낯선 단어들인데 이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라는 환경단체로부터 "풀꽃상"을 받은 역대 수상자들이란 점이다.
작년 1월에 만들어져 그해 3월 "동강의 비오리"에 제1회 풀꽃상을 "드리는" 것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은 "21세기형 시민환경단체"다.
구태여 21세기형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난 세기의 환경운동이 이마에 머리끈을 매고 시위 같은 실력행사로 제도개선이나 좋은 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권력을 상대로 노력했다면,이 환경운동은 사람들 누구에게나 잠복해 있는 마음 깊은 곳의 감수성에 호소함으로써 작은 실천을 이끌어내려는 메시지운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의 기본정신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자".
환경문제가 자연에 대한 이원론적 가치관,자연을 사용가치로만 재단하는 경제우선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유.무용을 따지는 구태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갖자는 의미에서 이같이 정했다.
"풀꽃세상"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 단체가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오인(?)하곤 한다.
물론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란 표현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회원들은 들꽃 뿐만 아니라 풀꽃으로 대변되는 모든 자연을 사랑한다.
단체가 주는 상들은 통상 사람들에게 주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풀꽃세상"은 "사람"이 아닌 "자연물"에 상을 "드린다".
이를 통해 단체가 지향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온세계를 통틀어 유례가 없는 "자연물"이나 "개념"에 상을 드리는 "풀꽃상"은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고 모임이 정작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이 상의 배후에 깔려 있는 메시지다.
이들은 굳이 "드린다"는 표현을 쓴다.
존경심을 회복하자면 말투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을 바꾸면 행동도 달라진다는 작은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5일엔 다섯번째 풀꽃상을 "새만금 갯벌의 백합"이라는 조개에게 드렸다.
갯벌가치를 오판하고 무지막지하게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강행하고 있는 새만금간척사업.
이 사업으로 갯벌의 명물인 백합이 영원히 사라질 것에 착안,수상자로 정하게 됐다.
"조개도 우리와 함께 갯벌에 살 권리가 있다"는 게 이번 수상자 선정의 메시지다.
현재 1천1백50명의 회원이 있다.
월1천원이라는 작은 씨를 모아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몇사람의 큰 돈보다 많은 사람의 작은 돈으로,혼자 멀찌가니 앞서가는 것보다 여럿이 조금씩 같이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풀꽃상 외에도 상을 드릴 때마다 "풀씨"라는 제목의 비매품 매체를 발행하고 있다.
소박한 이 책을 회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읽을 수 있도록 단행본으로 엮어 출판했다.
1998년 12월 화재로 "풀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딸을 잃은 화가 정상명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소설가 최성각씨가 사무국장을 맡아 살림을 챙기고 있다.
< 정대인 기자 bigm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