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과일 채소 등 농산물값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출하조절과 함께 소비촉진 방안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농산물의 평균가격을 나타내는 표준지수는 83.41(16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년(5월 기준)간의 농산물의 평균값을 1백으로 봤을때 올들어 농산물값은 예년에 비해 평균 17%정도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참외,토마토,수박과 같은 과일.과채류의 경우 가격 폭락정도가 심각하다.

과일.과채류의 표준가격지수는 65.81로 조사돼 예년에 비해 35%정도 값이 떨어졌다.

특히 방울토마토(10Kg ,상품)의 경우 현재 가락시장에서 7천원에 도매가격대가 형성,지난 5년 평균가격에 비해 무려 70%이상 폭락했다.

본격적인 출하시즌을 맞고 있는 참외도 예년보다 값이 40%이상 떨어졌다.

토마토,배,단감,감귤의 가격하락폭도 51~63%에 이른다.

수박,딸기값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박은 출하량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30%이상 증가하면서 5년 평균가보다 22% 하락했다.

감자,고구마 등의 가격하락세도 두드러진다.

감자(대지,20Kg )는 지난 5년 평균가인 1만5천5백80원에 비해 4천원 이상 값이 떨어진 1만1천5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조미채소류도 예년에 비해 20%정도 값이 하락했다.

파값은 표준가격보다 10%이상 낮으며 생강값 역시 예년보다 50%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다만 배추,무를 비롯한 엽경채류(상추)와 양채류(양상추,피망),과채류(오이,호박)의 경우 예년에 비해 약보합세를 유지하거나 10%이상 비싼 가격대를 유지,농산물시장의 "추가적인 폭락장세"를 막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가격폭락은 "소비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노광섭 팀장은 "IMF관리체제 이후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이 과일 및 농산물 소비를 줄이면서 농산물값이 전반적인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할인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농산물을 헐값에 구입,미끼상품으로 활용하는 것도 농산물값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의 유입으로 인해 국산 농산물값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유통의 우용수 부장은 "최근 국산 과일의 소매가격은 지난해보다 40~60%정도 떨어졌다"며 "오렌지와 같은 값싼 수입농산물들이 국산품의 대체제 역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통전문가들은 농산물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지에서는 자율감산을 통해 출하량을 조절하고 정부와 소비자단체는 국산 농산물값 지지를 위한 소비촉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