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의 '경영노트'] '총체적 물갈이 告하는 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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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47년 역사의 리바이 슈트라우스(Levi Strauss & Co.)가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
19세기에 창안된 옷으로 지금까지 애용되는 유일한 옷, 리바이스(Levi''s) 청바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리바이는 아주 많은 것을 상징한다.
우선 경영철학면에서 온정주의 경영을 상징한다.
유통방식면에서는 백화점을, 홍보면에서는 공중파TV를, 그리고 마케팅면에서는 인지도 최우선 전략을 상징한다.
사회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1945~64년 출생자)를, 국제적으로는 "미국적"인 것을 상징한다.
젊은 남자다움과 함께 근면함과 온화함을 또한 상징한다.
리바이사는 18세에 뉴욕으로 이민 온 유태계 독일인 리바이 슈트라우스가 골드러시에 편승해 24세때인 185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종합도매상을 차린 데서 시작됐다.
일찍 골드러시에 낀 만큼 10년만에 샌프란시스코 대표 기업에 들었다.
그러던중 한 고객 양재사가 광부들을 위해 리벳으로 보강해 만든 질긴 청바지를 개발해 냈다.
하지만 특허신청대금 68달러가 없었던 그는 리바이의 도움을 요청했고, 이로써 리바이스 청바지가 1873년 태어났다.
이는 즉각 노동자들의 제복이 됐고, 1960년대 후반부터는 베이비붐의 제복이 됐다.
베이비붐들의 사랑은 80년대 중반에 나온 다커스 카키바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바이는 1930년대 대공황시절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던 회사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제일의 온정주의형 기업이다.
"온정주의"로는 부족해 "유토피아" 경영이라 불린다.
이 회사는 명실공히 돈벌이가 아닌 이상세계 실현을 위해 사업한다.
이는 누구보다 현 회장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었다.
현 회장 로버트 하스는 창업주의자형이자 동업자였던 데이비드 슈턴의 4대 손이다.
5세대째 오너다.
올해 나이 58세인 그는 겸손하고 수줍으며 인정 많은 성품으로 버클리 대학을 수석 졸업했고 해병대에서 2년간 봉직한 후 하버드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을 거쳐 백악관 연구위원과 매킨지사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31세때 리바이에 입사해 42세 때인 198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 회장의 아버지 월터 하스 시절 기업공개를 계기로 전문경영시대가 열린 후 사람보다 돈벌이가 우선돼 기업문화가 교란되며 이윤이 1971년부터 83년사이 종래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자, 현 회장이 84년 2조원의 빚을 내 주식을 모두 사들여 사기업으로 되돌렸다.
그는 가치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황제경영을 통해 10여년만에 기업가치를 1백5배로 올려 놓았다.
이는 비슷한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의 1백22배 주가 상승세와 거의 맞먹는다.
90년대 초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했고 96년엔 8조원이 넘는 매출액에 16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후 매출액이 98년에 7조원, 지난해 6조원, 올해는 5조원도 안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기등급 회사로 전락했다.
리바이는 핵심고객층인 베이비붐이 늙어가고 있음을 몰랐다.
또 곱게 자란 양가집 자녀 출신 수재로서 현 회장은 너무나 고지식하게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이 얘기하는 교과서 경영에 매달렸다.
리엔지니어링이 모든 것인양 얘기되던 90년대 중반, 수년에 걸친 혁명적 조직재구축을 하며 회사 기(氣)를 거의 다 빼 버렸다.
직원들의 애사심은 무력감과 냉소주의로 변했고 제품에선 쉰내가 풀풀 나게 됐다.
94년만 해도 7%의 10대들이 "쿨(cool)"하다고 평가했던 리바이스 청바지는 몇년후 10대 머리속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기업회생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이들 마음속에선 이미 죽었다.
리바이의 몰락은 마치 올들어 급진전되고 있는 총체적 물갈이를 만방에 고하는 듯하다.
쉰세대, 종신고용, 백화점, 공중파TV, 이미지마케팅, 기득권 세력들에 모두 장송곡을 틀어주고 있다.
전문위원 shindw@ked.co.kr
19세기에 창안된 옷으로 지금까지 애용되는 유일한 옷, 리바이스(Levi''s) 청바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리바이는 아주 많은 것을 상징한다.
우선 경영철학면에서 온정주의 경영을 상징한다.
유통방식면에서는 백화점을, 홍보면에서는 공중파TV를, 그리고 마케팅면에서는 인지도 최우선 전략을 상징한다.
사회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1945~64년 출생자)를, 국제적으로는 "미국적"인 것을 상징한다.
젊은 남자다움과 함께 근면함과 온화함을 또한 상징한다.
리바이사는 18세에 뉴욕으로 이민 온 유태계 독일인 리바이 슈트라우스가 골드러시에 편승해 24세때인 185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종합도매상을 차린 데서 시작됐다.
일찍 골드러시에 낀 만큼 10년만에 샌프란시스코 대표 기업에 들었다.
그러던중 한 고객 양재사가 광부들을 위해 리벳으로 보강해 만든 질긴 청바지를 개발해 냈다.
하지만 특허신청대금 68달러가 없었던 그는 리바이의 도움을 요청했고, 이로써 리바이스 청바지가 1873년 태어났다.
이는 즉각 노동자들의 제복이 됐고, 1960년대 후반부터는 베이비붐의 제복이 됐다.
베이비붐들의 사랑은 80년대 중반에 나온 다커스 카키바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바이는 1930년대 대공황시절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던 회사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제일의 온정주의형 기업이다.
"온정주의"로는 부족해 "유토피아" 경영이라 불린다.
이 회사는 명실공히 돈벌이가 아닌 이상세계 실현을 위해 사업한다.
이는 누구보다 현 회장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었다.
현 회장 로버트 하스는 창업주의자형이자 동업자였던 데이비드 슈턴의 4대 손이다.
5세대째 오너다.
올해 나이 58세인 그는 겸손하고 수줍으며 인정 많은 성품으로 버클리 대학을 수석 졸업했고 해병대에서 2년간 봉직한 후 하버드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을 거쳐 백악관 연구위원과 매킨지사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31세때 리바이에 입사해 42세 때인 198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 회장의 아버지 월터 하스 시절 기업공개를 계기로 전문경영시대가 열린 후 사람보다 돈벌이가 우선돼 기업문화가 교란되며 이윤이 1971년부터 83년사이 종래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자, 현 회장이 84년 2조원의 빚을 내 주식을 모두 사들여 사기업으로 되돌렸다.
그는 가치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황제경영을 통해 10여년만에 기업가치를 1백5배로 올려 놓았다.
이는 비슷한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의 1백22배 주가 상승세와 거의 맞먹는다.
90년대 초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했고 96년엔 8조원이 넘는 매출액에 16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후 매출액이 98년에 7조원, 지난해 6조원, 올해는 5조원도 안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기등급 회사로 전락했다.
리바이는 핵심고객층인 베이비붐이 늙어가고 있음을 몰랐다.
또 곱게 자란 양가집 자녀 출신 수재로서 현 회장은 너무나 고지식하게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이 얘기하는 교과서 경영에 매달렸다.
리엔지니어링이 모든 것인양 얘기되던 90년대 중반, 수년에 걸친 혁명적 조직재구축을 하며 회사 기(氣)를 거의 다 빼 버렸다.
직원들의 애사심은 무력감과 냉소주의로 변했고 제품에선 쉰내가 풀풀 나게 됐다.
94년만 해도 7%의 10대들이 "쿨(cool)"하다고 평가했던 리바이스 청바지는 몇년후 10대 머리속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기업회생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이들 마음속에선 이미 죽었다.
리바이의 몰락은 마치 올들어 급진전되고 있는 총체적 물갈이를 만방에 고하는 듯하다.
쉰세대, 종신고용, 백화점, 공중파TV, 이미지마케팅, 기득권 세력들에 모두 장송곡을 틀어주고 있다.
전문위원 shindw@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