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들이 잇따라 인터넷 쇼핑몰 개설을 통한 전자상거래에 나서고 있으나 대부분의 쇼핑몰 판매실적이 크게 저조한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대문 재래시장에서 적게는 2백여 점포,많게는 1천5백여 점포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이 올들어 10여개로 늘어났으나 이들 사이트의 대부분이 월평균 2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쇼핑몰 입점점포들이 매출실적 노출을 꺼려 신용카드결제를 회피하고 있는데다 상품DB(데이터베이스)가 턱없이 부족,인터넷상거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문을 연 수출전문 인터넷사이트인 ndN(www.ndNk.co.kr)의 경우 지금까지 판매할 상품조차 사이트에 올려놓지 못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로부터 4백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관심을 모았던 ndN은 사이트 오픈날짜가 예정보다 보름이상 늦춰지는 등 사업시작 초부터 어려움을 겪고있다.

재래시장 최초의 B2B(기업간거래) 사이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버티컬코리아의 www.fatex.com 사이트 역시 지난 1월말 오픈이후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한 판매를 한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단 버티컬코리아는 현재까지 1천5백여 공급업체와 4만여 데이터베이스를 축적,전자상거래를 위한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를 얻는데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밖에 재래시장 인터넷 쇼핑몰의 원조격으로 알려진 패션21세기(www.fashion21c.com),인터넷동대문(www.dongdaemun.com) 역시 본격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상품거래보다는 정보제공사업에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다.

또 오는 6월부터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남대문시장 역시 쇼핑몰 개장 1개월을 앞둔 현재까지 전체 1만여개 점포중 1%에 불과한 1백여개 점포만의 쇼핑몰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시장관계자들은 이처럼 쇼핑몰 사업이 부진한 이유로 "전자상거래에 대한 상인들의 마인드 부족"을 꼽는다.

버티컬코리아의 김장헌 이사는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 매출자료(세원)가 모두 노출되는 문제가 있어 상인들은 대부분 인터넷 상거래를 꺼리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디자인 카피를 우려해 상인들이 신상품을 인터넷에 올리려 하지 않는 것 역시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을 통해 시장 옷을 판매하기에는 "타이밍"이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무역협회 외국인구매안내소의 고동철 소장은 "동대문상품은 평균 1주일안에 주문,생산,판매가 모두 이뤄진다"며 "인터넷에 올려진 상품을 실제로 주문하면 그 제품이 실물매장에서 이미 다 팔려나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철규 기자 gr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