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스톰사의 떼제베(TGV)가 경부고속철도 차종으로 선정된데 대해 최종 경쟁사였던 독일 지멘스사는 기술이전조건 국산화율 금융조건 등 한국정부가 중요시했던 3개 부문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정부가 6차례에 걸쳐 입찰제의서를 비교평가한 끝에 내놓은 평가점수도 알스톰사가 87점,지멘스사는 86점으로 1점 차이였다.

그당시 정부는 알스톰사의 획기적인 금융조건과 고속열차 운행경험 등이 최종결정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실 고속철사업은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였었다.

지난91년8월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세 나라에 제의요청서(RFP)를 발송하면서 본격추진된 차량선정작업은 무려 6차에 걸쳐 수정제의서를 접수했다.

일본의 신칸센은 국민감정을 이유로 탈락시켰을 뿐 최종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93년6월에 최종 제의요청서를 프랑스와 독일로 발송했다.

6차 제의서가 접수되고 두달 뒤인 93년 8월 프랑스 알스톰사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평가기준은 비용,기술,기술개발,영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실시됐다.

평가는 국내외 전문기관과 고속철도공단내 3개팀 등 총 50여명이 개인별로 평가,합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국내에선 교통개발연구원 한국기업평가 등이 참여했고 미국 벡텔사가 외국기관으로 동참했다.

평가결과 총3백2개 항목중 알스톰사가 1백43개 항목에서 우세했고 지멘스는 1백5개 항목에서 앞섰다.

54개 항목을 동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종 제의가격은 알스톰이 5차때보다 무려 2억3천만달러(약1천8백70억원) 낮춘 23억7천만 달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멘스가 23억6천7백만달러를 제의해 알스톰보다 유리했었다.

어쨌든 고속철도건설공단과 알스톰사는 지난94년 6월 최종 계약서에 사인했다.

당시 계약은 동서.호남고속철도 및 차세대 한국철도의 골격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