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가을 가지는 며느리에게 먹이지 말라"고 했다.

초여름 가지가 연하고 부드러운 반면 가을 가지는 크고 억세다.

누구에게나 맛이 없는 가을가지를 왜 콕 찍어 며느리에게만 먹이지 말라고 했을까?

연유는 가지의 생김새에 있다.

가지는 남성의 심볼과 꼭 닮아있다.

따라서 며느리들이 더구나 크고 억세기까지한 가지를 보고 딴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하는 금기였던 셈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가지는 찬기운이 많아 여성이 많이 먹게되면 실제로 자궁이 상한다고 한다.

반면 가지는 피를 맑게 하는 특효가 있기도 하다.

"들꽃박사"로 이름난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 소장이 "식물의 마음을 모르고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책만드는 식물추장,2만2천원)를 펴냈다.

감자 고사리 국화 대추 둥글레...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식물 30종의 "성품"들을 쉽게 풀어 소개했다.

저자의 어린시절이나 식물에 얽힌 일화들을 엮어 재미난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하다.

책의 핵심은 "약식동원".

먹는 음식이 바로 약이라는 뜻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식물이 늘 먹고 늘 보는 것들인 이유다.

식물의 위로 솟는 힘은 인간에 몸에 들어오면 아래로 뚫는 힘으로 작용하고 반대로 아래로 뚫는 힘은 위로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용을 한다.

예를 보자.

파는 예로부터 변비의 치료약으로 썼다.

끝부분이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솟아있는 파가 막힌 변을 뚫어내리는 것.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의깊게 관찰하면 그 마음을 알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게 김소장의 지론이다.

각 식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꽃과 열매 사진도 풍성히 실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