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반도체 사업 진출계획에 정부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내 파운드리 산업은 생산규모나 기술수준에서 매우 취약해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며 "한국도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해 파운드리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종합반도체업체(IDM)과 함께 조립부문이 산업의 핵심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제조공정 없이 설계 능력만 갖고 있는 회사가 증가하고 IDM의 아웃소싱이 확대됨에 따라 이 분야의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미 지난 3월 발표한 "반도체산업의 경쟁력강화 방안"을 통해 파운드리 산업을 비메모리 산업 발전의 중심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자부는 이를 위해 반도체 신규참여를 통해 파운드리 전문업체를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부가 신규 진출하면 이 계획을 충족시키는 업체가 되는 셈이다.

산자부는 특히 대만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는 전문 파운드리 회사가 아남반도체 한 곳에 불과하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도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이 급증하고 있으나 파운드리 기반이 취약해 이 분야를 키워야 설계 분야도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신규참여를 통해 파운드리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존업계 관계자는 "신규 참여는 파운드리 산업에 전력을 투구할 수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문인력과 기술 경험의 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비메모리 사업이라고는 하나 반도체산업의 과잉투자 문제를 놓고 재계가 골머리를 앓은게 엊그제"라며 "신규진출보다는 기존업체를 파운드리 전문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용어설명 ]

<> 파운드리 =설계 도면대로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설계 기술 없이 가공기술만 확보하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설계도면을 받아 생산하므로 수탁가공사업이라고도 한다.

대만의 TSMC, UMC가 세계 시장을 57%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남반도체가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비롯, 미국 IBM 일본 샤프 등도 여유 설비를 활용해 파운드리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비중은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