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이노바가 포드계열 에코스타에 모터 및 컨트롤러를 독점공급키로 한 것은 현대가 포드의 연료전지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이노바-에코스타-포드로 이어지는 제휴구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터 및 컨트롤러는 연료전지와 함께 연료전지차의 핵심기술이기 때문에 동시에 연구 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노바가 생산하고 있는 모터 및 컨트롤러를 2005년까지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현대가 이노바를 통해 포드,에코스타의 기술을 흡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가 이밖에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캐나다 발라드사외에 제3의 연료전지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이노바를 통해서는 모터 및 컨트롤러를 공급받아 발라드 등 연료전지 업체의 기술을 결합시키면 차세대 연료전지차의 표준을 만드는 작업에도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는 보고 있다.

현대의 구상은 단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료전지차 양산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전략적 제휴의 지렛대를 활용한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세계적 업체들이 차세대 자동차의 표준기술로 꼽히는 연료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기술의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서 전략적제휴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노바가 모터 컨트롤러를 제공키로 한 에코스타는 포드의 계열사다.

또 현대가 제휴를 추진중인 발라드는 현대자동차의 전략적 제휴 대상중 1호로 꼽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및 포드가 각각 20%와 15%의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업체다.

연료전지 분야를 통해 포드는 물론 다임러크라이슬러와도 간접적인 제휴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대는 그간 연료전지 컨소시엄에 참가를 모색해왔지만 자본참여 등의 형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였다.

엄청난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는 이같은 상황을 이노바와 발라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휴의 성사는 현대가 그만큼 전략적 제휴를 위한 발걸음을 빨리 내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적 업체와의 제휴가 임박한 상황에서 가능한 많은 레버리지를 확보해 놓아야 하는 것이 현대의 처지다.

최근 현대차가 중국공장의 경영권을 획득한 것이나 인도공장의 설비증설 모두 세계적 메이커가 매력을 느낄수 있는 소재 거리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달말 제3의 업체와 연료전지 분야의 전략적제휴 협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대우차 인수에 나설때 제기될 수 있는 부정적 여론을 희석화 시킬수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