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일 세계 유수의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체와 합작으로 B2B전문 인터넷 회사를 설립키로 한 것은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전자분야에서 처음 설립되는 e마켓플레이스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 확고한 이미지를 뿌리내리게 됐다.

사업부문별로 사이버 마케팅활용방안을 검토해 온 이 회사는 이번 합작사업으로 반도체 사업의 e-비즈니스화를 효율적으로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hitex.com"에 참여하는 12개사 대부분은 반도체 및 컴퓨터 전자부품업체들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8개사 일본 2개사 한국과 일본이 각각 1개사씩 참여하고 있다.

합작사는 일단 반도체 및 컴퓨터 관련 유통망(Supply Chain)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반도체 메이커가 네트워크업체에 칩을 공급하면 이를 주변기기업체들이 조립해 컴퓨터 및 가전업체에 공급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참여사들이 합작인터넷사가 제공하는 유통 단계별 상세정보를 공유하면 네트워크업체가 컴퓨터 및 가전업체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등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생산 및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인터넷합작사는 12개의 자본 참여사뿐 아니라 전 세계 전자 세트 및 부품 메이커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솔루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주요 전자업체 대부분이 이곳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인텔 IBM 등 세계 굵지의 업체들이 B2B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e마켓플레이스 개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참여업체간 철저히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측은 전망했다.

삼성이 전자분야 e마켓플레이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됨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도 세계 유수 기업들이 공동으로 설립하는 B2B사에 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분야에서 최근 GM과 포드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마켓플레이스를 통합하고 여기에 크라이슬러가 지분참여하기로 하는 등 세계 마켓플레이스 시장은 초대형화되는 추세다.

항공 의료 화학 철강 소매업체 등 대부분의 업종별로 초대형 e마켓플레이스가 속속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B2B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메이저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메이저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뿐더러 참여업체 입장에서 구매 생산 유통 마케팅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