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이 우려반 기대반 속에서 주식거래를 시작한지 지난 29일로 1개월이 지났다.

일단 시장 운영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공시 강화 등을 통해 시장의 뼈대도 튼튼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래는 좀처럼 활기를 띨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가도 내림세다.

이에따라 경쟁매매 도입 등 제도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증권업계와 지정(상장)업체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여전히 부진한 거래=첫째날인 지난달 29일의 거래량(27만9천주)과 거래대금(65억5천만원)은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종목이 4개에서 35개로 늘었는데도 거래가 늘지않고 있다.

하루 평균거래량은 12만주,거래대금은 18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거래량은 이니시스와 아리수인터넷이 대량 거래된 지난 28일에야 20만주를 넘어섰다.

가중평균 주가도 역시 하락세다.

첫째날 7만3천6백64원에서 지난 10일 1만9천원으로 낮아졌다가 28일에는 5천5백47원으로 추락했다.

제3시장의 부진은 개설당시 제기됐던 문제점이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없는 양도소득세는 시장 참여를 막고 있다.

상대매매 방식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10원짜리 매수주문과 수십만원에 달하는 매도주문은 시장 참여의사를 꺽는 요인이다.

건전한 투자의 장이라기보다는 잘못된 주문이 있으면 체결되기를 바라는 요행수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 메리트가 적다는 점이다.

제3시장은 가격제한폭이 없다.

이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업체라도 상장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코스닥시장에서 처럼 등록후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 관심을 촉발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시급한 발상의 전환=정부가 제3시장을 제도권밖의 시장으로만 생각한다면 현재 나타난 문제점은 해소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전현식 제3시장팀장은 "지정업체 주식분산을 감안하면 거래부진은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 경쟁매매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증권회사가 시장조성자(마켓 메이커)역할을 맡아 대주주 지분율을 넘겨 받거나 매수한 뒤 이를 분할매각하는 방식도 유동성 확보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세금을 낮추거나 원천징수토록 바꾸는 것도 양도세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지적됐다.

제3시장에 양도세를 물리면 장외시장의 음성적인 성장만 부추길 수 있다.

지정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거나 코스닥등록 심사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말 참가업체는 2백여개=증권업계는 올해말 2백여개의 업체가 제3시장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붙는다.

상장이나 등록전에 투자기회를 주고 비상장 비등록의 직접자금 조달기회를 마련한다는 당초 시장 개설취지를 살리는 노력이 뒷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