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은 내우외환이 겹친 결과다.

증시는 그렇지 않아도 미국증시의 조정과 첨단기술주 거품논쟁이란 외환에 시달리던 터였다.

투신사 구조조정이란 내우도 오랫동안 먹구름을 드리운 상태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대쇼크"마저 터져 증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현대투신에 유동성 지원, 콜금리 현수준 유지, 투신구조조정 조속실시" 등의 방침을 공표했지만 아직은 별무효과다.

증시 내부적으론 "주도주.주도세력.투자심리 부재"란 이른바 "3무"가 주가를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800에 이어 700마저 힘없이 무너져 내린 상황을 감안하면 주가가 쉽게 상승 계기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650~670선을 지지선으로 단기반등을 시도한뒤 700선 언저리에서 게걸음 양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기초여건(펀더멘털)은 양호한 만큼 현대쇼크가 빨리 진화되고 투신사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진다면 주가의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 주가급락 배경 =안팎의 악재가 다 겹쳤다.

해외에선 이미 첨단기술주 논쟁으로 세계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최근엔 국내악재가 더 심하다.

재벌과 정부의 대립양상에다 투신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놓고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시장 에너지는 소진됐다.

여기에 현대쇼크마저 터져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됐다.

단기적으로만 보면 "투신사 구조조정 논란->한투 대투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논란->현대투신에 대한 공적자금지원배제->현대쇼크"라는 악순환이 증시를 뒤덮으면서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기에 작년 10월이후 6개월연속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마저 이달들어 순매도(2천4백26억원)로 전환, 매수주체마저 완전 실종되고 말았다.

<> 주가전망 =대부분 전문가들은 상반기중에는 좀처럼 상승 계기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충격은 늦어도 다음주초면 약해질 전망이지만 쉽게 상승장으로 반전되진 못할 것"이라며 "상반기중에는 700선에서 등락하는 과정이 지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상호 한빛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들이 6개월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선 상태라 시장이 기운을 차리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당분간 670선을 지지선으로 등락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 상승반전의 조건 =최근의 주가급락은 어떻게 보면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다.

미국증시조정 투신사구조조정 현대쇼크 등 외생변수에 의해 영향받은 측면이 크다.

이에따라 증시붕락을 막기 위해선 주가의 발목을 잡던 외생변수를 치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기업실적 호전 등 경제내적인 환경은 주가에 우호적인 상황이라 계기만 주어진다면 주가의 급반등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내부적 요인만 따지면 지금은 과매도 국면인 만큼 투신사 구조조정을 신속히 완료하고 싯가평가제도를 앞당겨 시장을 안정시킬 경우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이사는 "수요기반확대를 위해 근로자주식저축을 부활하는 특단의 조치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