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는 카레이스의 살아 있는 신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들이 경쟁하는 포뮬라 F1 레이스에서 영국의 멕라렌과 함께 1백번 이상 우승해 "스포츠 카의 황제"로 불린다.

이 차는 90 평생을 자동차 경주에 바친 카 레이싱의 대부 엔초 페라리의 F1 경기에 대한 애정과 F1의 기술을 일반 도로에서 꽃피우고 싶어했던 그의 남다른 열정에서 탄생했다.

1950년대 첫선을 보인 페라리는 F1의 노하우가 곳곳에 스민 고성능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 예술적인 피닌파리나의 디자인, 그리고 엔초 페라리의 혼이 살아 숨쉬는 슈퍼 카의 대표작이다.

터프함 때문에 타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지만 사실 페라리는 튀어오르는 말을 형상화한 엠블렘처럼 불편하고 길들이기 힘든 야생마와 같다.

우선 운전석에 앉으려면 차체가 워낙 낮아 구부정한 자세로 들어가야 한다.

액셀이나 클러치도 빡빡해서 하체가 튼튼하고 힘이 좋아야 한다.

운전자의 편안함보다는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계기판, 경주용 차처럼 패드를 넣지 않은 시트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런 까닭에 스포티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세계적인 명성에 반한 갑부들이 "폼"으로 들여 놓았다가 1년도 안돼 중고차로 팔거나 차고에 모셔두고 마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진짜 자동차를 다룰줄 아는 마니아들이 페라리를 선호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페라리 시리즈는 어떤 모델이나 사랑받고 있지만 특히 엔초 페라리가 살아 생전 마지막으로 제작했던 "F40" 모델이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경쟁차인 독일의 포르셰가 슈퍼카중 처음으로 시속 3백20km를 돌파한데 자극받아 1987년에 만든 F40은 1백km에 도달하기까지 4.1초, 최고속도 3백24km를 자랑하는 카 마니아들의 우상이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세계적인 골퍼 그레그 노먼, 섬세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함께 좋아하는 명차 페라리.

초기 모델부터 지난달 선보인 "F360 스파이더"에 이르기까지 슈퍼 카의 신화로 불리는 이 차는 이탈리아의 자존심이자 카 마니아들의 영원한 연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채원 <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