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0일 회장단회의를 열고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강한 톤으로 비난하자 정부도 즉각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경제팀은 총선 기간중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은터.재계의 반발을 그냥 지나칠리 없다.

게다가 재벌개혁은 현 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고 있지 않는가.

이례적으로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요 그룹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언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재계는 정부의 즉각적인 공세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대화로 갈등을 해소해보자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지만 정부의 심기는 여전히 불편하다.

국세청은 4대 그룹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30대 그룹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주에도 정.재계간 갈등은 최대 이슈로 남게 됐다.

정부가 본때를 보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돌발 변수가 있지 않는한 갈등의 골은 깊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대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에 순응해온데다 남북경협 과정에서 정부와 재계가 손발을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남북한은 지난주 정상회담 1차 준비접촉을 가진데 이어 오는 27일 다시 만나 준비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재계도 남북경협 사업의 총점검에 나섰다.

정상회담에 앞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24일에는 전경련 산하 남북경협위원회 회의가 개최된다.

금융시장은 "블랙 먼데이"의 여파로 요동을 쳤으나 이내 정상을 회복했다.

주초 연 10.04%와 9.04%까지 올랐던 3년만기 회사채 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주말을 연 9.98%와 8.93%로 마감했다.

원화 환율도 달러당 1천1백14원까지 올랐지만 주말에는 1천1백8원50전으로 내려섰다.

이번주에는 27일 통계청이 내놓을 3월중 산업활동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가 과열양상을 보인다면 "5월 콜금리 인상설"이 다시 고개를 든다.

정부의 추가 공적자금 마련책도 지켜볼 일이다.

무보증 예보채등이 추가로 발행되면 금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환율은 외환당국이 환율안정의지가 워낙 확고해 추세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은 여전히 하락쪽이다.

재계의 관심사는 삼성자동차 매각절차의 매듭과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허용 여부다.

삼성차는 매각여부는 오는 25일 열리는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미 프랑스 르노가 파리협상에서 최종안을 내놓았고 채권단도 수용 태세를 갖추고 있어 27일께는 본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상이 완전 타결돼도 삼성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33개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을 올 연말까지 처분해 삼성자동차 빚을 모두 갚지 못하면 부족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일부 계열사는 르노와의 신설법인에 출자를 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어떻게 평가될지,신설법인 출자사는 어디가 될지 관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26일 전원회의를 속개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기업결합을 심의한다.

그러나 한국통신프리텔 한솔엠닷컴 LG텔레콤 등 PCS 3개사는 공정위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기업결합(인수)을 조건부로 승인해주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머리띠를 매고 나섰다.

공정위원들에겐 큰 부담이다.

28일에는 세계 반도체 협회(WSC) 정기 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는 세계 반도체 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시장 형성과 전망을 논의한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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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24일 - 전경련 산하 남북경협위원회 개최(전경련 회관)
- LG전자, 북한산 TV 1천8백여대 반입(인천항)

<>25일 - 삼성차 채권단 전체회의(한빛은행 본점)

<>26일 - 공정위 전체회의, SK텔레콤-신세기통신 기업결합 심사

<>27일 - 남북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판문점)
- 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28일 - 세계반도체협회(WSC) 정기회의(제주신라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