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 당당히 맞서 도전장을 내민 씽크프리닷컴의 모토다.
이 회사는 윈도 환경을 거치지 않고 웹상에서 바로 작업이 가능한 "씽크프리 오피스"로 실리콘 밸리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본거지인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
현지에선 씽크프리닷컴의 이같은 도약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굴지의 기업들도 이루지 못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MS가 독주하고 있는 OS환경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경험한 그들은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이 한국기업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실 씽크프리닷컴은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 기업이다.
활동무대가 국내가 아니라 미국 등 세계시장이기 때문이다.
내수용이 아닌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으로 승부하기 위해 미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말에야 국내 지사를 설치할 정도로 세계화를 앞서 실천한 것이 바로 성공비결이다.
씽크프리닷컴이 실리콘 밸리에 둥지를 틴 것은 지난해 6월.하지만 기술력의 뿌리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인 1990년대 중반 한글과컴퓨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벤처기업의 선구자인 한글과컴퓨터는 그 당시 MS의 아성을 깨뜨리겠다는 원대한 목표아래 OS환경 동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돌입했다.
그러나 IMF체제로 재정난에 휘청거리면서 이 프로젝트는 위기를 맞게 된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연구진은 강태진 소프트웨어 부문 총괄이사를 중심으로 독립,"J소프트"를 설립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과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던 강씨는 1983년 한글과컴퓨터의 "한글프로세서 3"의 개발자로 "한글2000""사임당""틀마름이"등 다수의 사무자동화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이 분야의 전문가.
영업력이 취약했던 J소프트는 지난해 6월 마케팅 전문가인 하버드 대학 MBA 출신인 이경훈씨를 영입,씽크프리닷컴으로 전환하면서 세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강(기술개발)씨와 이(경영 및 마케팅)씨가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이때부터 실리콘 밸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씽크프리닷컴은 지난 2월 열린 하이테크 분야의 3대 콘퍼런스인 " Demo 2000"의 공식 강연업체로 참가,MS에 선전포고를 했다.
윈도 OS체계에 빠져 있는 컴퓨터 업계를 향해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깨어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 내려진 MS에 대한 독점판결은 강 사장의 행보를 더욱 가볍게 하고 있다.
강 사장은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실리콘 밸리에선 미니 컴퓨터 시대에 이어 PC시대,그리고 윈도시대로 10년마다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이러한 시장변화는 필연적으로 기존 기업을 대체할 신흥 기업의 탄생을 낳는다"고 말한다.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온 MS 윈도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수 있는 최적기라는 설명이다.
기업들도 컴퓨터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윈도 버전이 개발될 때마다 막대한 기본관리비용(TOC)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불평한다고 강조한다.
윈도의 배타성도 MS가 안고 있는 문제.
이는 반대로 파워맥 리눅스 유닉스를 받아들이지 않아 "씽크프리 오피스"와 같은 어떤 종류의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간에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OS 플랫폼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라고 말한다.
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강 사장.
"리모트 컨트롤의 간단한 조작법만 알면 전자공학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TV를 시청할 수 있듯이 컴퓨터도 가전제품화될 것입니다.
그래서 각 소프트웨어마다 호환되지 않는 OS환경을 대폭 바꿔야 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일념으로 땀 흘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MS의 아성에 맞서고 있는 그의 일성에 세계인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태철 기자 synergy@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