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종목은 뭘까.

뭐니뭐니해도 새롬기술을 연상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게다.

코스닥시장의 부침에는 새롬기술이 항상 가운데 있었다.

주가가 6개월만에 1백50배이상 뛰면서 엮어낸 "새롬신화"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더구나 컴퓨터로 미국에 공짜전화를 걸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은 벤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다는 "벤처드림"을 창조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새롬기술의 폭등과 함께 위로 위로 치솟았다.

코스닥지수가 계속 고꾸라지고 있는 요즘도 새롬기술은 시장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정 반대다.

코스닥시장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는 새롬기술에 집약돼 있다는 평이다.

코스닥시장이나 새롬기술이나 엄청난 물량부담을 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전망도 불투명하지만 새롬기술도 비즈니스 모델의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롬기술은 곧 코스닥시장의 축소판인 셈이다.

코스닥시장이 당면한 문제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다는 것.

엄청난 물량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유무상증자, 신규등록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외국인들과 투신권이 줄곧 매도공세를 펴는등 "사자"는 손길은 줄어든다.

새롬기술도 똑 같은 상황이다.

새롬기술은 올해 유무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수를 1백40% 늘렸다.

물량은 1.4배 증가했으나 수요는 반비례하고 있다.

끝없이 하락하는 주가가 이를 반증한다.

지난 2월 18일 장중에 30만8천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0일 3만원대로 추락해 있다.

유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을 감안하더라도 70%이상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

새롬기술의 대표사업인 다이얼패드는 광고수입이 주 수익원이다.

컴퓨터를 통해 무료로 전화를 사용하게 하되 광고로 이익을 올린다는 것.

그러나 자체통신망이 없어 엄청난 통신료부담을 지게된다.

광고수익이 영업비용을 따라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 늘 따라다녔다.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시장선점에 대한 메리트도 상당히 감소됐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신뢰를 쌓지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량부담과 비즈니스 수익모델의 재구축이라는 숙제는 새롬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스닥에 등록된 거의 모든 벤처기업이 풀어야할 과제다.

그러나 비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비록 성사가 되진 못했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네이버등과의 합병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됐다.

또 미국에서 잇달아 투자유치를 성공시키고 있다.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새롬기술 오상수사장은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제공한지 3개월밖에 안된 시점에서 수익성을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단언한다.

전자상거래나 포털사이트와의 제휴 등을 통한 사업구조의 다변화가 이뤄진 후에야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벤처들이 확실한 수익모델을 확보하려면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롬기술은 코스닥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며 "새롬기술이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 구축해 물량부담을 이겨내고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